안철수·금태섭 토론서 소환된 '퀴어축제'…정치권 뜨거운 감자되나?

입력 2021-02-20 14:14:36 수정 2021-02-20 14:28:58

29일 대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열린
29일 대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열린 '제11회 대구퀴어문화축제'에서 참가자들이 '자긍심의 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다. 1천여 명이 참여한 이날 행사에는 주한영국대사관과 경북대 성소수자모임 등 50개 단체가 부스를 차리고 성소수자의 인권과 성적 다양성을 옹호했다. 일부 종교단체가 동성로에서 잘못된 성문화를 조장한다며 퀴어축제 반대 시위를 벌였지만 두 단체간 큰 충돌을 없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무소속 금태섭 후보의 TV토론에서 '퀴어축제'가 소환되면서 이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다른 후보들은 명확한 입장을 내기 꺼려하는 모습이다.

지난 18일 안·금 후보의 제3지대 야권후보 단일화를 위한 첫 TV토론에서 두 사람은 서울시의 '퀴어(성소수자) 퍼레이드'를 놓고 이견을 보였다.

금 후보는 자신이 국회의원 시절 서울시청 앞에서 열리는 퀴어 퍼레이드에 참여했다고 소개하면서 "거기 가보면 정말 부끄럽다. 미국 영국 등 주요국 대사들이 나와서 축제 분위기로 돌아다니는데,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한 명도 안 나온다"고 말을 꺼냈다.

그러면서 안 후보를 향해 "제3지대에서 단일화한 후보가 (당선돼) 퀴어 퍼레이드에 서울시장으로서 나가는 것은 작지만 중요한 변화"라며 자신과 마찬가지로 "퀴어 축제에 나갈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안 후보는 "차별에 반대하는 건 당연하다. 개인들의 인권은 존중돼야 마땅하다"면서도 "그런데 또 자기의 인권뿐 아니라 타인의 인권도 굉장히 소중한 것"이라고 반론을 제기했다.

안 후보는 "퀴어 축제를 광화문에서 하게 되면, 거긴 자원해서 보려고 오는 분도 계시겠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또는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분들도 계시잖나"라며 "그런 것들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도 존중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의 답변에 금 후보는 "말씀하시는 걸 들으니 우리 사회가 차별 없는 사회로 가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대단히 실망스럽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금 후보는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이 아니라 제3지대에서 안 후보와 제가 정치를 바꿀 수 있는 것이 (성소수자처럼) 힘없는 분들, 목소리 없는 분들, 자기를 대변해주는 정당이 없다는 분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주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예비후보와 우상호 예비후보 모두 퀴어축제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피하고 있다.

박 후보는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차별금지법에 대한 입장이 바뀌었다는 보도에 대한 생각을 묻는 말에 "제가 이야기한 것은 2016년으로 5년 전인데 그때와 지금 사회가 많이 바뀌었다"며 "사람들 생각도 바뀌었기 때문에 우리도 시대 흐름과 같이 바뀌는 것이 맞는다"고 말했다.

우 후보는 퀴어축제에 대해 "아직 시장이 되지 않아 구체적으로 검토를 해보지 않았지만, 면밀히 따져서 (입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예비후보들도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침묵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와 서울시당 성소수자위원회는 19일 논평에서 "성소수자를 동료시민으로 보지 않는 것은 성소수자에 대한 공공연한 탄압이고 억압"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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