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장관과의 갈등으로 사의를 표하고 18일부터 휴가를 떠난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방 모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지인들이 19일 전했다.
신현수 민정수석비서관의 법조계 지인들의 말을 종합하면 그는 " 앞으로 살면서 박 장관을 볼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인들은 신 수석의 발언 치고는 워낙 강도가 높아 놀라울 정도라고 전했다.
20일 중앙일보가 인터뷰한 신 수석과 가까운 한 여권 인사는 "지난 18일 청와대에 출근한 이유는 신변을 정리하기 위해서였던 걸로 안다"며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 등이 설득했지만 그는 사의를 굽히지 않았고, 결국 유 실장이 '일단 휴가로 처리할테니 깊이 고민해달라'는 취지로 재고를 요청했다고 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수석이 사의를 표형한 직접적인 계기는 박 장관이 자신을 배제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발표한 검찰 인사다.
일요일인 지난7일 오후 법무부의 검사장급 인사 발표는 이례적이었다.
법무부가 이날 낮 12시경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곧 발표한다고 사전 공지했다.
1시간 반 뒤 심재철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과 이정수 서울남부지검장을 맞바꾸는 내용이 담긴 1장짜리 보도자료를 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교체를 요구하던 친정부 성향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유임됐다. 윤 총장은 발표 2분 전에 명단을 받았다.
신 수석은 대검 측으로부터 법무부가 인사 내용을 발표한다는 얘기를 듣고 발표를 중단하라고 요청했지만 법무부는 그대로 강행했다. 말하자면 신 수석과 윤 총장을 배제한 법무부의 단독 플레이였던 셈이다.

인사의 과정도 이례적이였지만 박 장관의 발언도 신 수석에게 큰 상처를 입혔고 사의를 굳히는데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인사 협의 과정에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등의 거취 문제에 대한 이견이 발생하자 박 장관이 '왜 우리편에 서지 않느냐'는 취지로 신 수석을 몰아세웠고, 이같은 편가르기식 발언에 신 수석이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이 말한 '우리 편'의 의미에 대해 정확히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여권 관계자들은 "민주당 소속 국회 법사위원을 중심으로 한 강경 친문(親文) 세력과 친(親)조국, 추미애 그룹 등을 포함한 개념 아니겠느냐"라는 내용으로 해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같은 내용에 대해 단독 보도를 한 중앙일보가 박장관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연결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신수석은 지난 1월말부터 "힘들다"고 주변에 어려움을 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인사는 "신 수석이 인사 논란 하나만 가지고 결정한 것 같지 않다"며 "여러 가지 논의 과정에서 도저히 '내 공간이 없구나' 이런 생각을 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둘러싼 '패싱' 논란을 넘어 국정기조 전반과 청와대 내부 의사 결정에 대한 이견이 누적돼 사의 표명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신 수석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인간적인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신 수석은 가족의 반대에도 문 대통령의 부탁과 검찰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해 들어갔는데, 결국 문 대통령이 신 수석을 패싱한 인사안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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