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아보카도와 췌장염

입력 2021-02-20 06:30:00

잭이(잭 러셀·8Y·7kg)가 내원했다. 며칠 전부터 식욕이 줄더니 새벽에는 구토를 했다고 하신다. 지난달부터 간식을 줄이고 야채 비중을 높이는 다이어트 식단을 마련해주고 있다는 보호자의 주장과는 다르게 혈액검사에서 췌장염 진단을 받았다. 췌장염은 고기나 지방 섭취가 많은 개가 다발하는 질병이라 의아스러웠는데 곧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잭이(잭러셀·8Y·7kg)이 췌장염으로 내원했다. 그 이유는 아보카도 과량 섭취로 인한 고지방식이 때문이었다. 아보카도가 가지는 영양학적 가치는 높지만
잭이(잭러셀·8Y·7kg)이 췌장염으로 내원했다. 그 이유는 아보카도 과량 섭취로 인한 고지방식이 때문이었다. 아보카도가 가지는 영양학적 가치는 높지만 '과유불급' 지나치면 안 먹이만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아보카도의 껍질에는 퍼신이라 독성물질이 농축되어 있으므로 또 다른 주의가 요구된다. Pixabay

보호자와의 상담을 통해 잭의 다이어트 야채 식단에 아보카도를 섞어주었으며, 잭도 잘 먹어 하루 반개 정도는 꾸준히 먹이셨다 하셨다. 아보카도가 개에게 좋은 식품이라고 보호자는 인식하고 계셨다.

아보카도는 비타민과 미네랄도 풍부하지만 과육의 20% 이상이 성인병에 유익한 식물성 불포화 지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숲의 버터'라 불린다. 잭처럼 노령동물이 먹으면 피부와 털을 윤기 있게 만들며, 노화와 치매 예방에도 도움 될 수 있다. 특히 식물성 불포화지방산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어 심혈관 순환계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시중에 아보카도가 함유된 사료와 간식들이 시판되는 이유이다.

개와 고양이에게 아보카도가 독성을 가진다는 위험 상황은 껍질과 씨앗을 섭취하였을 때이다.반면에 아보카도의 과육에도 미량의 퍼신이 함유되어 있기는 하지만 개와 고양이에게는 독성이 없다. 반면에 애완조, 토끼, 햄스터, 대부분의 가축에게는 아보카도 과육도 심각한 중득증을 유발할 수 있다. pixabay
개와 고양이에게 아보카도가 독성을 가진다는 위험 상황은 껍질과 씨앗을 섭취하였을 때이다.반면에 아보카도의 과육에도 미량의 퍼신이 함유되어 있기는 하지만 개와 고양이에게는 독성이 없다. 반면에 애완조, 토끼, 햄스터, 대부분의 가축에게는 아보카도 과육도 심각한 중득증을 유발할 수 있다. pixabay

사람이 하루 섭취할 적정량은 아보카도 오일 20mL 정도라고 식약청은 권고한다. 200g 정도의 아보카도 절반 정도에서 추출되는 오일양이다. 이를 근거로 체중 5kg 정도의 개에게 적합한 양은 '아보카도 과육 1/25' 또는 '아보카도 버진 오일 1.5mL' 정도로 추정한다. 이렇게 하루 적정 섭취량을 제한하는 이유는 건강에 유익한 불포화지방이라 하더라도 과도한 섭취는 과영양대사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개와 고양이도 그 급여량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

아보카도가 반려동물에게 위험하다고 경고하기도 한다. 아보카도에 들어 있는 퍼신 독성 때문이다. 아보카도 과육에는 퍼신의 함량이 매우 적어서 개에게는 무독하며, 고양이가 과육을 먹으면 가벼운 소화 장애를 유발하는 정도로 독성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아보카도 과육을 먹으면 위험에 빠지는 반려동물들이 있다. 과육에 함유된 소량의 퍼신이라도 앵무새를 포함하여 모든 애완조에게는 치명적이다. 심근괴사로 폐부종이 유발되며 호흡곤란으로 급사하기도 한다. 햄스터와 토끼도 위험하다. 대부분의 가축들에게 아보카도는 위험한 식품이다.

아보카도를 이용한 샐러드, 샌드위치를 반려동물이 섭취할 수 도 있다. 특히 껍질 가까운 부위일수록 개와 고양이에게는 독성을 끼치는 퍼신(persin) 함량이 높아지므로 반려인 가족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Pixabay
아보카도를 이용한 샐러드, 샌드위치를 반려동물이 섭취할 수 도 있다. 특히 껍질 가까운 부위일수록 개와 고양이에게는 독성을 끼치는 퍼신(persin) 함량이 높아지므로 반려인 가족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Pixabay

개와 고양이가 아보카도를 먹고 중독증이 발생한다면 퍼신이 고함유된 껍질과 씨앗을 먹을 경우이다. 개가 아보카도 껍질을 먹고 숨이 가빠지며 불안 상태가 고조된다면 매우 위급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서둘러 동물병원을 내원해야 한다. 심근괴사와 페부종이 초래되기 때문이다.

일부 과테말라 품종의 아보카도가 독성이 강한 거로 알려져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아보카도 껍질과 씨앗을 개와 고양이가 닿지 않도록 처리해야 한다. 개와 고양이가 아보카도 중독증으로 내원하는 대부분의 원인은 쓰레기통에 버려진 껍질을 먹어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반려견이 아보카도로 인해 발생하는 위험 요인들은 세 가지로 축약된다.

1. 아보카도 과육을 과량 섭취해 고지방식이로 인한 췌장염이 발생한다.

2. 퍼신 함량이 농축된 아보카도 껍질과 씨앗을 몰래 먹어 심각한 심장, 간, 신장이 손상되는 중독증이 발생한다.

3. 아보카도 씨를 삼킬 경우 소장 폐색을 초래해 이물제거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잭에게 췌장염이 발생한 이유는 아보카도 과섭취 즉, 과지방 섭취 때문이었다. 퇴원하는 날 가족들에게 '과유불급'. 지나치면 먹지 않는 만 못한 아보카도의 특성을 설명해 드리고 적정량을 조절해 섭취 시켜 주실 것을 당부드렸다.

수의학박사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 SBS TV 동물농장 동물수호천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 원장은 개와 고양이,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치료한 30여년간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올바른 동물의학정보와 반려동물문화를 알리고자 '동물병원 24시'를 연재한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동물명은 가명을 사용한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