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창업자 김봉진, 재산 절반 이상 기부…최소 5천500억원

입력 2021-02-18 09:02:01 수정 2021-02-18 17:25:01

세계 억만장자 기부클럽 '더기빙플레지' 한국인 1호 가입

김봉진·설보미 부부. 세계 기부클럽
김봉진·설보미 부부. 세계 기부클럽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 홈페이지 캡처
더 기빙 플레지가 홈페이지에 소개한 김봉진 부부의 서약서
더 기빙 플레지가 홈페이지에 소개한 김봉진 부부의 서약서

국내 배달 앱 1위 '배달의민족' 창업자인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이 재산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한다. 그의 재산을 미뤄보면 기부 규모는 최소 5천5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우아한형제들은 18일 김 의장이 세계적 기부클럽인 '더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 219번째 기부자로 등록됐다고 밝혔다.

더기빙플레지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부부가 2010년 함께 설립한 자선단체다.

이 단체가 10억달러(한화 약 1조원)가 넘는 자산을 보유해야 가입 대상이 되고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 의장의 기부 규모는 최소 5천5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김 의장의 재산은 배달의민족을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하면서 받은 DH 주식 가치 등을 포함하면 1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더기빙플레지 219번째 기부자이자 한국인 첫 가입자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중국, 인도 등에 이어 일곱 번째다.

현재 이 자선단체에는 24개국, 218명(부부·가족 등 공동명의는 1명으로 산정)이 참여하고 있다. 회원으로는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 영화 스타워즈의 조지 루커스 감독,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회장,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이 있다.

회원 219명의 약 75%는 빈손으로 시작해 부를 일군 자수성가형 억만장자들이다.

다만 김 의장의 기부가 당장 이뤄지는 것은 아니고, 시간이 지나면서 김 의장의 자산이 변동할 여지가 있어 기부 규모는 유동적이다. 김 의장이 우아한형제들을 딜리버리히어로에 매각하면서 받은 이 회사 주식의 주가가 오르면 앞으로 기부 규모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2017년 100억원 기부를 약속하고 이를 지킨 것은 지금까지 인생 최고의 결정이었다"며 "이제 더 큰 환원을 결정하려 한다"고 했다.

더기빙플레지는 이날 홈페이지에 김봉진 의장 부부의 사진과 함께 영문, 국문 서약서를 공개했다.

김 의장은 서약서를 통해 "저와 제 아내는 죽기 전까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한다"며 "이 기부선언문은 우리의 자식들에게 주는 그 어떤 것들보다도 최고의 유산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기부를 결심한 이유로 "고등학교 때는 손님들이 쓰던 식당 방에서 잠을 잘 정도로 넉넉하지 못했던 가정 형편에 어렵게 예술대학을 나온 제가 이만큼 이룬 것은 신의 축복과 운이 좋았다는 것으로 밖에는 설명하기가 어렵다"는 말로 대신했다.

김 의장은 수도전기공고와 서울예술대학 실내디자인학과를 졸업했고 디자인그룹 이모션, 네오위즈, 네이버에 다니다가 2010년 우아한형제들을 창업했다.

김 의장은 "2017년 100억원 기부를 약속하고 이를 지킨 것은 지금까지 인생 최고의 결정이었다고 생각하며 이제 더 큰 환원을 결정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55) 이사회 의장이 자신의 재산 절반 이상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재산은 주식 평가액만 10조원을 넘어 총 기부액은 5조원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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