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바이두 ‘윤동주 국적 중국, 민족 조선족’ 표기 고수
환구시보 “한국이 민족정서 부추겨” 비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발행하는 환구시보가 17일 "한국의 오피니언들이 윤동주 시인의 국적 논란을 과장해 한국인들의 민족 정서를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윤동주 서거일이었던 지난 16일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 를 대상으로 윤동주의 국적과 민족이 잘못 기재된 데 항의하고 시정을 요구하자 이를 반박한 것이다.
앞서 서 교수는 지난해 12월 30일 윤동주 탄생일에도 바이두에 시정을 요구했었다.
현재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에 시인 윤동주(尹东柱)를 검색하면 '국적은 중국, 민족은 조선족'으로 나온다. 이와 함께 '윤동주는 1917년 12월 지린성 룽징시 명동마을의 한 교사 가정에서 태어났다'고 소개하고 있다.
윤동주 시인의 국적 표기는 한국과 중국 사이에 첨예한 논쟁이 있는 사안이다.
환구시보는 서 교수의 항의 내용을 전하면서 중국 국적법과 당시 상황에 따르면 윤동주 같은 역사적 인물의 국적을 인정하는 데 어려운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동주의 국적이 어디인지에 대해서는 양국 전문가들이 고증과 분석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환구시보가 양국 전문가 고증을 주장한 건 일리가 있어 보이지만 중국은 '윤동주는 중국 국적'이라는 입장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관영매체의 유화적 제스처는 최근 BTS의 한국전쟁 수상 소감과 김치 종주국 논란으로 양국 국민들 감정이 격해졌던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내세우는 논리는 두 가지다. 윤동주가 중국에서 태어났고, 그가 출생했을 때 한국은 일제 식민지로 정식 건국되기 전이어서 한국 국적을 가질 수 없다는 것. 아울러 윤동주가 생전 자신의 국적을 분명하게 밝힌 적이 없다는 점도 언급된다.
중국이 지난 2012년 지린성 룽징에 있는 윤동주 생가를 복원하면서 입구에 '중국 조선족 애국시인'이라고 적힌 비석을 세운 건 이런 중국의 인식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한국 학계에서도 윤동주가 나고 자란 룽징 명동마을이 중국 땅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룽징은 당시 이주 조선인들의 생활 터전이었다. 무엇보다 윤동주는 중학 이후 평양, 서울, 일본에서 활동하며 모든 작품을 한글로 쓴 민족시인이다. 전문가들은 윤동주가 조선인으로서 정체성이 뚜렷했다고 보고 있다.
윤동주의 1941년 지은 시 '별 헤는 밤'에 나오는 구절에서도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든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라는 대목이 나온다.
여기서 중국 한족 소녀를 이국 소녀로 칭한 것은 윤동주가 자신을 중국인으로 생각하지 않았고 조선인의 정체성을 갖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꼽힌다.
한국 정부는 중국 측에 이런 입장을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이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중국 측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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