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징계, 법원서 뒤집혀…法 "고의성 짙은 따돌림으로 보기 어렵다"
학교폭력으로 받은 징계 처분이 법원에서 뒤집히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인천지법 행정1-2부(이종환 부장판사)는 인천 모 여자고등학교 학생이 교장을 상대로 낸 서면사과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17일 밝혔다.
인천 모 고교에 재학 중이던 A양은 2019년 5월 같은 반 학생 B양의 신고로 집단 따돌림 가해자로 지목됐다.
B양은 A양이 다른 친구 8명과 따돌리는 말과 행동을 했다고 신고했다.
A양은 B양과 같이 다니지 않겠다는 말을 한 적은 있지만 따돌리진 않았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A양의 행위가 학교 폭력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서면사과 처분을 했다.
당시 심의에 참석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위원 6명 가운데 5명이 이 같은 의견에 동의했다.
다만 나머지 학생들에 대해서는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별도의 징계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하지만 법원은 A양의 행위가 고의성이 짙은 따돌림에 해당한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A양이 한 발언은 B양에 대한 태도를 밝힌 것에 불과하고 인격권 등을 침해하는 행위로 보긴 어렵다는 설명이다.
재판부는 "A양이 B양의 인격을 무시하거나 모독하는 언행을 다른 학생들과 함께했다고 단정할 만한 구체적인 정황도 부족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