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시간 제한 사라지자…자정 가까이 술집 찾는 발길 이어져
클럽 등 유흥시설은 11곳 중 10곳이 문 닫아
15일 오후 10시 30분쯤 대구 중구 동성로 로데오거리. 밤이 되면 일대 상가의 간판불이 일제히 꺼졌던 평소와 달리 불야성을 이뤘다. 한 주점은 '2명 자리가 남아있다'는 안내문을 붙이고 길가던 이들을 불러 모았다. 손님들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채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술잔을 부딪혔다.
같은날 오후 9시 동성로 있는 한 클럽은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이날부터 클럽 등 유흥시설의 집합제한 조치가 해제됐지만 같은 로데오거리에 있는 주점들과 달리 손님의 발길이 끊겨 있었다. 주변은 음악 소리 없이 조용했다.
영업시간 제한 조치가 사라진 첫날 대구 시내 주점은 북적이는 반면 클럽은 아예 영업을 하지 않는 등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업종별로 준수해야 하는 방역지침이 달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시가 지난 15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1.5단계로 완화하면서 오후 10시까지 문을 열던 주점 등은 24시간 운영이 가능해졌다. 기존에 집합제한 조치가 내려졌던 클럽 등 유흥시설은 운영을 재개하는 대신 오후 10시까지로 시간 제한을 뒀다.
영업시간 제한이 사라지자 자정이 가까운 시간까지도 주점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일부 주점은 10여 명이 길게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장사진을 이뤘다. 일부 취객들은 다섯 명 이상 무리지어 마스크를 턱 밑까지 내리고 담배를 피웠다.
주점 안에서는 손님이 만석을 이뤄 방역수칙에 맞는 거리두기가 불가능했다. 주점 입구에는 전자출입명부와 체온계, 손소독제가 비치돼 있었지만 술이 오른 취객들은 체온을 측정하지 않고 주점 안을 오가기도 했다.
대구 중구청 위생과 관계자는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주점의 경우 밖에서 길게 대기줄이 늘어서 있더라도 단속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며 "일부 주점은 늘 손님들이 북적여 단속을 해달라는 민원이 자주 들어오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정해진 방역수칙에 어긋나지 않는 이상 사람이 많이 모인다고 단속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이와 달리 이들 주점과 100m 거리에 있는 클럽 등 유흥시설은 여전히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동성로 일대의 유흥시설은 모두 11곳이지만, 집합제한조치가 해제된 이날 문을 연 업소는 1곳이 전부였다. 이마저도 오후 9시에 일찌감치 문을 닫았다.
시는 15일부터 클럽 등 유흥시설의 운영을 오후 10시까지 재개하면서 ▷춤추기 금지(댄스홀·댄스 플로어 운영 금지) ▷음악소리는 옆 사람과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유지 ▷이용인원 제한(시설 허가·신고 면적 8㎡당 1명) 등의 방역 지침을 추가했다.
하지만 클럽 업주들은 사실상 운영이 불가능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동성로에서 19년째 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정모(45) 씨는 "클럽에서 춤을 추지 말라는 건 문을 열자마자 단속에 걸리라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며 "당장 테이블을 구비해 일반 술집처럼 운영하라는 얘긴데 그마저도 오후 10시까지만 문을 열 수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향후 정부의 방침이 바뀌면 조정이 가능하겠지만 대구시 자체적으로 방역지침을 조정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유흥시설은 실질적으로 오후 9시 이후에 문을 열기 때문에 영업은 1시간밖에 하지 못하는 상황 등에 대한 어려움은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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