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년된 폐건물에 새 숨결…하병용 구미 커피팀버㈜ 대표

입력 2021-02-16 15:14:08 수정 2021-02-16 19:35:33

사람 불러 모으는 '공간혁신가'…학창시절부터 원두커피 마니아
'구미역점' 50여년 된 교회 개조…대구·사천 등 지점 20곳 문 열어

하병용 커피팀버㈜ 대표가 구미역점에서 커피 추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하병용 커피팀버㈜ 대표가 구미역점에서 커피 추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하병용 구미 커피팀버(주) 대표

학창시절부터 원두커피 마니아

'구미역점' 50여년 된 교회 개조

대구·사천 등 지점 20곳 문 열어

40~50년 된 교회, 공장, 양조장, 한옥 등 각종 폐건물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다. 한적했던 동네에 삼삼오오 사람들이 몰려든다.

경북 구미에 본점을 둔 커피팀버㈜의 하병용(53) 대표는 지역에선 '공간혁신가'로 불린다. 그가 손대는 폐건물은 사람들을 다시 불러 모은다.

부산 출신인 그는 경희대 조경학과 졸업 후 서울에서 섬유제조업 관련 일을 하다가 IMF 이후 서울 생활을 접고 구미의 한 중소기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더 늦기 전에 가장 자신 있고, 좋아하는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학창시절부터 커피를 입에 달고 살았다. 집에서 직접 로스팅해서 커피를 내려 마실 정도였다. 커피의 세계를 더 알기 위해 바리스타 챔피언들과 일본을 자주 찾는 등 많은 노력을 쏟았다. 2012년 2월 커피팀버 1호점(구미 옥계점)은 이렇게 탄생했다. 손수 로스팅한 그의 커피를 맛본 사람들은 빠져나오기 힘들다. 하 대표는 '커피는 일단 맛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그는 커피의 맛은 원두 60%, 로스팅 30%, 추출 10%가 결정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좋은 원두를 고집하고, 손수 로스팅을 했다.

팀버를 대중에게 알린 건 10호점인 구미역점(2017년)이다. 50여 년 된 교회를 개조한 곳으로, 현재 본점 역할을 하고 있다.

경남 사천점을 비롯해 그가 손대는 공간마다 사람들이 모였고, 썰렁하던 거리도 달라졌다. 이렇게 팀버 지점이 하나둘씩 늘어 현재 대구 등지에 20곳이 문을 열었고, 3곳은 오픈 준비 중이다.

하 대표는 커피팀버를 프랜차이즈라고 말하지 않는다. 커피 가게들의 공동체 정도라고 표현한다. '가맹점이 살아야 본점이 산다'는 신념 때문이다.

팀버를 창업할 때 가맹비·로열티·인테리어 마진 등 대형 프랜차이즈들이 받는 창업비용도 없다. 다만 본점은 매장 디자인, 감리 정도를 관여한다. 철저히 원두 판매 중심이다. 그는 조성한 지 50년이 지나 노후된 구미국가산업단지와 도심 등에 대한 재생사업에 관심이 많다. 재생사업의 기본은 '맛, 변화, 이익, 배움'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 대표는 "커피에 감성을 입히는 일들을 꾸준히 해나가고 싶다"고 했다.

커피팀버㈜ 로고.
커피팀버㈜ 로고.

50여년 된 교회를 개조한 커피팀버㈜ 구미역점 전경. 커피팀버㈜ 제공
50여년 된 교회를 개조한 커피팀버㈜ 구미역점 전경. 커피팀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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