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400만원 지원받은 문준용 씨 신청서 보니…피해 사실 단 3문장

입력 2021-02-09 18:21:27 수정 2021-02-09 20:20:53

곽상도 의원 "영세예술가, 대통령 아들의 '네 줄 요약'을 당해낼 수 없어"

문준용 씨(사진 왼쪽), 곽상도 의원. 매일신문DB
문준용 씨(사진 왼쪽), 곽상도 의원. 매일신문DB
문준용 씨가 서울문화재단에 제출한 피해 사실 확인서. 곽상도 의원실 제공
문준용 씨가 서울문화재단에 제출한 피해 사실 확인서. 곽상도 의원실 제공

문재인 대통령의 장남 문준용 씨가 '코로나19 피해 긴급 예술 지원'을 신청할 당시 신청서에 피해 내용을 단 세 문장 기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 씨는 이를 통해 1천400만원을 지원받은 바 있다.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실이 서울시 산하 서울문화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코로나19 피해 긴급 예술 지원' 시각 분야 신청자 281건의 피해사실 확인서 전수조사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조선일보가 9일 보도했다.

문 씨는 피해사실 확인서에 ▷현재까지 총 3건의 전시가 취소되고 그 외에도 올해 기획되었던 여러 전시들이 연기되거나 취소될 지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 예상됨 ▷특히 2월에 예정되었던 아시아 호텔 아트페어는 불과 1주 전에 취소되어 손실이 큼 ▷작품 판매 기회가 상실되었으며, 상기 취소된 전시를 위해 제작하였던 여러 작품들의 제작비 회수가 불가능함 등 세 문장을 기입했다.

문 씨는 이같은 피해사실 확인서와 보조금 지원신청서 등을 제출 서류를 바탕으로 85.33점(100점 만점)을 받아 점수로는 전체 281건 중 34등을 했다.

당시 최종 지원 대상자는 46명이었다. 지원에 탈락한 나머지 235명 가운데 91.4%(215명)가 문 씨보다 상세히 피해사실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즉 전시 취소 사례가 훨씬 많고, 그래프와 표까지 첨부하면서 상세히 피해 사실을 기재한 다른 지원자들은 떨어졌다는 게 곽 의원의 주장이다.

문 씨는 지원금을 받은 사실이 알려진 당시 페이스북에 "서울시가 제대로 쓸 수 있는 사람을 고른 것"이라면서 "제 작품은 대통령 아들이 아니더라도 예전부터 인정받고 있음"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곽 의원은 "궁지에 몰린 영세예술가들은 대통령 아들의 '네 줄 요약'을 당해낼 수가 없었다"며 "밤을 새워가면서 지원서류를 적어내고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지원자들에게 '서울시가 제대로 사람을 고른 것'이라는 문 씨의 말은 조롱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문 씨는 2007년 건국대 시각멀티미디어디자인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의 파슨스에서 유학했다. 2012년 두 차례의 개인전을 비롯해, 뉴욕현대미술관(MoMA),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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