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도 넘은 TK 무시…"가덕도 지지 양해 없었다"

입력 2021-02-09 17:38:54 수정 2021-02-09 21:23:24

보선과 무관한 TK의원 만나 여론조사 판세 분석만 얘기
김상훈·김희국 등 당내 반발…부산선거 의식, 의도적 외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반대 기자회견에서 청년기후긴급행동과 부산 청년 기후위기 단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반대 기자회견에서 청년기후긴급행동과 부산 청년 기후위기 단체 '기후용사대' 회원들이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 얼굴의 가면을 쓰고 신공항 특별법 반대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대구경북(TK) 무시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TK 한 국회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당의 최대주주인 TK 민심에 반하는 '가덕도 신공항 지지' 선언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말은 한 마디도 꺼내지 않고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론조사 이야기만 늘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복수의 정치권 관계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8일 TK 지역구 한 의원과 점심을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해당 의원에게 4월에 있을 재보궐 선거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어떻게 분석했는지를 묻고, 야권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내달 4일 자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가 결정된 후 최종 단일화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위원장은 이 의원에게 "우리 당 서울시장 후보 가운데 보수적인 색채가 강한 사람을 지양해야 중도 표심을 가져올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중을 비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위원장의 이번 언사를 두고 지역 정가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보수정당이 그동안 정치적 위기 때마다 지역민의 압도적 지지로 재기했음에도 당면한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이유로 등을 돌리는데 대한 '양해'를 구하는 것이 도리가 아니냐는 것이다.

여기에 자당 김희국 의원(군위의성청송영덕)이 "가덕도 특별법 강행은 국정농단"이라고 주장하고,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강대식 의원(대구 동을)은 김 위원장의 가덕도 찬성 표명 당일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합리적 절차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요지의 공동 입장문을 내는 등 당내 TK 정치권 반발이 공공연함에도 이를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TK 한 의원 측은 "8일 낮 처음 오찬 소식을 들었을 때는 김 위원장이 그간 가덕도 신공항 건설 반대 입장에서 지지로 돌아선데 대한 설명내지는 '어차피 의석 구조상 가덕도 특별법을 못 막으니 반대하기보다 추경호 의원(대구 달성)이 대표 발의한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 특별법이랑 동시 처리로 교섭해보는 것은 어떠냐'와 같은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보궐선거와 무관한 지역구의 의원을 만나 서울시장 선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무슨 경우냐. 정치적 지지는 TK에서 얻으면서 표를 주는 지역의 실질적 이익은 도외시 한다"고 비판했다.

심지어 지역의 한 의원은 "애초에 그 사람에 대한 기대는 없었다"면서 "당의 기반인 TK에 대한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부산 가서 '가덕도 찬성'을 외치기 전에 TK를 찾아 지역 유권자를 만족시킬 만한 플랜을 내놓았어야 했다. 이제라도 TK 정치권이 정신 바짝 차리고 지역을 위한 길을 스스로 찾아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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