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 영화 '공작' 모델 '리호남' 2019년 접촉…경위 밝혀라"

입력 2021-02-08 20:23:26 수정 2021-02-08 20:4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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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작' 스틸컷. 오른쪽이 실존 인물 '리호남'을 모델로 한 리명운(배우 이성민 분). 네이버 영화

한국가스공사 직원이 2019년 러시아에서 영화 '공작' 속 리명운의 실존 모델인 북한의 '리호남'을 비밀리에 만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 이철규 국민의힘 국회의원 측이 입수한 '북한주민접촉신고 수리서'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 소속 A차장은 2019년 11월 29일부터 12월 1일까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출장을 다녀왔다. 당시 출장 목적은 북한·러시아 접경지역 경제현황 조사였다.

A차장이 직접 작성한 이 문건에서는 A차장이 1명의 북한측 인사와 만난 것으로 기록돼 있는데, 바로 리호남이다.

이철규 의원 측은 A차장이 블라디보스토크 소재 롯데호텔에서 2차례 리호남과 만났다고 밝혔다. 이철규 의원 측은 A차장이 이철규 의원실을 방문해 이같이 털어놨다고 전했다.

당시 리호남은 러시아 가스를 구입할 경우 한국가스공사가 사줄 수 있는지 물었고, 이에 대해 A차장은 어렵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대로 A차장은 원산·갈마 관광지구 개발에 어떤 에너지가 사용되는지 물었고, 이에 대해 리호남은 역으로 가스발전소가 들어서면 (관광지구)개발 속도가 훨씬 빨라질 것이라면서 1년이면 지어줄 수 있다는 등의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차장은 이철규 의원 측을 직접 찾아 이 같은 내용을 밝힌 이유로 최근 월성 1호기 사건을 든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해당 사건과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이 수사를 받고 구속되면서 자신(A차장)의 부담감도 커졌고, 이에 자신의 선에서 마무리를 할 생각을 내비쳤다는 해석이다.

마침 8일 오후 8시 기준으로 구속 기로에 선 백운규 전 산자부 장관의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관여 등 혐의 윗선으로 현 한국가스공사 사장인 채희봉 전 대통령비서실 산업정책비서관실 산업정책비서관이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철규 의원 측은 A차장이 리호남과 비밀 접촉을 한 경위를 한국가스공사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호남은 일명 '흑금성 사건'을 소재로 한 2018년 영화 공작에서 배우 이성민이 연기한 북한 고위간부의 실존 모델이다. 흑금성(영화 주인공 박석영의 실존 모델, 연기한 배우는 황정민)으로 불린 실존 인물인 대북 공작원 출신 박채서 씨가 실제로 여러 차례 만난 사람이다.

흑금성 사건은 1997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김대중 후보를 낙선시키고 이회창 후보를 당선시키고자 당시 안기부(현 국정원)가 꾸민 북풍 공작으로 전해진다.

이어 해당 사건으로부터 20년이 넘게 지난 2019년에도 리호남이 여전히 활동하고 있었다는 것은 물론, 우리 공기업과 접촉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관심이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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