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 키운 싸움소 서울 명동서 활보…고서·생활용품·관광기념품 등 수집
청도 소싸움경기장 엠블럼 제작 중…고향에 소 주제 민속관 만들고 싶어
"가족 같은 소와의 추억을 지키기 위해 소 관련 자료수집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5일 오후 대구 중구 미래광고기획에서 만난 신축년생 손민규(60) 대표는 "소와 우리 민족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운명 공동체이지만 후세에 전해줄 자료가 많지 않아 안타깝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경북 청도군이 고향인 손 대표는 소가 많은 지역의 특성상 어린 시절부터 소와 친근하게 살아왔다. 특히 손 대표의 친형이 1996년 싸움소 순덕이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순덕이는 전국 4위에 오를 정도로 유명한 싸움소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싸움을 하지 않았다. 순해진 순덕이는 '황소 타기 체험행사'로 청도의 명물로 등극했다. 손 대표는 "순덕이는 각종 방송이나 행사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서울 명동 길거리를 활보한 소는 순덕이 뿐일 것"이라며 "어머니가 순덕이를 돌보기도 했었는데, 덕분인지 어머니의 건강도 더는 나빠지지 않아 오랫동안 곁에 있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던 순덕이가 2006년 세상을 떠났다. 손 대표는 가족 같았던 만큼 순덕이에 대한 그리움도 커졌다. 2010년쯤 청도군에서 싸움소 자료를 모으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그는 죽은 순덕이가 돌아온 마냥 기뻤다. 그는 "순덕이가 어머니와 오랫동안 함께 했기에, 소를 생각하면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커지기도 한다"면서 "소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발전시키려는 모습에 너무나도 기뻤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생활 속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생활용품, 장식품부터 소를 치료하는 전문 고서까지 다양하게 수집하고 있다. 현재 그는 고서와 고문서류, 생활용품, 관광기념품, 복권 등 소와 관련한 1천여 개의 물품을 모았다. 그는 "소 관련 자료는 당시 서민들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1700년대의 평민들의 삶을 볼 수 있는가 하면 1970년대 새마을 운동의 전개 등을 간접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거울과 같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1999년 지자체를 중심으로 열린 공식 싸움소 대회가 있지만, 이보다 10년 앞서 주민들끼리 모여 소싸움 경기를 했다는 기록을 찾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그동안의 자료를 모아둔 사람이 없어 알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누구보다 소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순덕이를 기리는 마음을 담아 자료를 모아야겠다는 생각에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그가 10년 만에 다양한 물품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은 수많은 사람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혼자 이뤄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경매나 여행을 가서 사 오기도 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소와 관련된 자료를 수집한다는 것을 알고 여행을 다녀오거나 소 관련 물품이 있으면 꼭 선물을 가져오시곤 한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그는 소의 다앙한 특성을 담은 물품을 수집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손 대표는 "소는 가족이다. 때로는 형제, 자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양한 소의 특성을 담은 관련 수집품을 모으는 것은 가족 역사를 남기는 것과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개장 10주년을 맞은 청도 소싸움경기장을 위해 엠블럼을 제작 중이다. 손 대표는 "소싸움경기장 1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본업을 살려 엠블럼을 무료로 제작하고 있다"며 "앞으로 청도소싸움 경기장 활성화와 발전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돕겠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고향으로 돌아가 소 관련 민속관 등 역사를 남기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가 수집한 소 관련 물품은 다양한 테마로 구성돼 있다. 그러면서 "언젠가 미술관을 만들지, 기증을 통해 소 박물관을 만들지 모르겠지만 꼭 고향에 돌아가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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