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감시원 체력검정 받던 60대 사망…한 달새 2명째

입력 2021-02-05 17:46:38 수정 2021-02-10 14:29:46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한발 들고 오래버티기, 15ℓ등짐펌프 들고 앉았다 일어나기
대부분 고령 지원자, 산림청"체력검정 규제 완화 검토 중"

대구와 경산·칠곡·상주·문경 등에 건조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산불이 잇따라 산불 예방에 비상이 걸렸다. 11일 고령군 개진면에서 산불감시원이 순찰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없음. 매일신문DB
대구와 경산·칠곡·상주·문경 등에 건조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산불이 잇따라 산불 예방에 비상이 걸렸다. 11일 고령군 개진면에서 산불감시원이 순찰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없음. 매일신문DB

충북 단양군에서 산불감시원 체력 검정을 받던 60대 지원자가 숨지는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1일 전북 장수군에서 60대 지원자가 체력 검정 도중 사망한 것에 이어 올해만 벌써 두번째다.

5일 단양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후 3시 2분쯤 충북도 단양군 대강면사무소 2층에서 산불감시원 체력 검정을 마친 A(62)씨가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는 당시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한발 들고 오래 버티기, 15ℓ 등짐펌프 지고 1분간 앉았다 일어나기 등의 체력 검정을 받았다고 한다.

A씨는 면사무소 직원의 신고로 1분만에 출동한 119구급차를 타고 인근 지역인 안동병원으로 이송됐다.

병원 이송 당시 A씨는 의식도 명료했고, 대화도 가능했다고 한다. 병원으로 이송된 A씨는 곧바로 수술을 받았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지난 1일 숨졌다.

그는 산불감시원 체력 검정을 받기 전 기저질환 여부 등 건강상태를 묻는 설문지에는 '이상이 없다'고 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산불감시요원은 2월1일부터 5월 15일까지 근무하는 조건으로 하루 6만 9760원의 수당을 받는다.

면사무소 관계자는 "산림청에서 요구하는 체력시험은 15ℓ 등짐펌프를 등에 지고 2㎞를 왕복해 걷는 방식이지만, 당시 날씨가 추워 실내로 장소를 변경하고 체력 검정 수준도 낮췄다"라며 "이송 당시 의식도 있었고 신속하게 이송돼 괜찮을 줄 알았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일에는 전북 장수군에서 60대 B씨가 산불감시원 체력 검정을 받던 중 쓰러져 숨졌다. 당시 B씨는 15㎏에 달하는 소방호스를 짊어지고 1.2㎞를 달리는 시험을 치르다가 의식을 잃었다.

산불감시원 체력 검정 도중 인명사고가 잇따르자 산림청은 평가기준 완화 등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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