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남매 키우면서 아낌없이 베풀어주시던 손길…
어머니 보고 싶습니다.
어느덧 14년이란 세월이 흘렀네요. 지금 살아계신다면 101세가 됐을 우리 어머니 그립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시집살이에 자식들까지 키우고, 손주들까지 봐주시느라 오랜 시간을 고생하신 분이십니다. 내 고향 의성으로 17살에 시집와 87세에 돌아가실 때까지 70년을 오랫동안 희생하셨죠. 어머니를 생각하면 항상 고맙습니다.
7남매(1남, 6녀)를 기르시느라 언제나 아낌없이 베풀어주셨다. 어머니를 정신적으로 항상 사랑하신 아버지와 함께였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매일 아침 일어나면 참 부지런하셔서 지푸라기 하나 없도록 고향 집 마당을 쓸고 닦으셨다. 가장 먼저 마당청소를 끝내시면 우리 가족의 밥을 항상 차려 주셨다. 특히 젊은 시절부터 위가 좋지 않으신 아버지를 위해 초 봄부터 가을까지 쑥을 뜯어 항상 생 쑥죽을 끓여 주셨다. 아직도 어머니의 그 모습이 생생하다. 그 덕분인지 아버지는 97세까지 건강히 살다 돌아가셨다. 어머니의 지극 정성이 없었다면 그렇게 편안히 오래 사시지 못했을 거다.
우리 어머니는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여의고 고생을 많이 하셨다. 오랜 시집살이를 했던 엄마는 시어머니, 동서의 집안일도 도우셨다. 힘들다며 화를 내거나 불평할 수도 있지만, 전혀 그런 내색조차 하지 않으셨다.
우리 아들 초등학교 5학년 때는 엄마는 내가 일하느라 바쁘다고, 고향 집에서 대구 우리 집에 오셔서 밥이며 빨래며 뒷바라지까지 해주셨다. 우리 엄마이기에 가능한 일이지 않았겠나 생각한다. 우리엄마는 어디든 잘 찾아다니셨다. 딸네, 아들네는 아무리 멀어도 어찌 그리 잘 찾아 다니셨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그 먼길을 다니면서도 혹시 자식들이 부담스러워할까 싶어 드시고 싶은 거 없냐고 물으면 찹쌀 수제비만 있으면 된다고 하시던 어머니셨다. 막내딸인 나를 참 너무 아껴주시고 좋아하셨다.

돌아가시기 전 가족들이 모여 산에 간 적이 있는데 엄마도 따라가고 싶어 했다. 하지만 다리가 불편하셔서 가지 못했는데 그때 모시고 갔어야 했다며 후회하기도 한다. 더욱이 먹고 살기 바빠 엄마의 임종을 곁에서 지키지 못한 것도 가슴 한 쪽에 후회로 남아 있다. 여유가 생기니 지금 더욱 죄송하고 아쉬워진다. 엄마가 너무 보고 싶다.
엄마는 여행도 참 좋아하셨다. 고등학교 시절에 온 가족이 함께 제주도 여행을 가기도 했고, 서울대공원, 남산 식물원 등 전국에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다. 함께 한 여행이기에 더욱 행복한 시절이었다. 다만, 함께 해외여행을 함께 가보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 번만 어머니가 돌아와 함께 할 수 있다면 좋은 구경 하러 해외 여행을 다녀오고 싶다.
엄마의 피를 물려받았는지 우리 행복한 가족들은 최근에는 제주도에 1년 살기로 세를 얻었다. 언니, 동생과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엄마 생각이 더 많이 난다. 엄마 이야기를 최근에 더 많이 하고 있다. 보고 싶은 우리 엄마.
언니들도 나이가 들고 나도 나이가 들다 보니 엄마 생각이 더 깊어진다. 못 해준 것만 생각이 나고, 아쉽다. 죄송하기도 하다. 다시 엄마와 살수만 있다면 말도 잘 듣고 공부도 잘하는 착한 딸이 되고 싶어요. 엄마 사랑해요. 이모, 고모, 사촌들 다 자주 모이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어요. 편안하게 행복하게 잘 지내세요. 사랑해요.
엄마를 사랑하는 막내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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