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길 전 대구시 행정부시장·계명대 특임교수
역사적으로 대구는 영남 지역의 정치·행정·교통·군사의 중추도시 역할을 해왔다. 현재 대구는 4개 순환선과 8개 방사선 도로, 3개의 도시철도가 거미줄처럼 가로망을 형성하고 있고, 6개의 고속도로, 3개의 철도, 도심공항 등 교통이 발달해 동서남북의 결절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화가 가속화되면서 도시 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철도와 고속도로, 공항이 오히려 효율적인 토지이용과 사회통합적인 도시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육상교통의 부(負)의 외부효과(negative externality) 개선 사업도 아직 부진하다. 철도의 경우, 경부선 KTX 건설을 계기로 지하화가 추진되었으나, 경부선 선로 환경 정비 사업으로 변경 추진돼 토지 이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또한 도심 고속도로의 경우, 교통 혼잡과 미세먼지, 도심 단절을 불러오고 토지 이용 계획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도시의 신성장 동력 창출과 사회통합적 도시 발전 측면에서 상습 정체 구간인 중부내륙지선(서대구IC~화원옥포IC, 12.1㎞, 지하화 비용 약 7천억원)과 경부고속도로(북대구IC~숙천동, 공항철도 인입선 시점, 18㎞, 지하화 비용 약 2조원) 구간의 지하화가 시급하다.
도심 고속도로 지하화는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도시의 성장잠재력을 극대화할 동력이 될 것이다. 도심 고속도로의 지상 구간을 대규모 녹지공간과 테마파크로 조성한다면 경제 활성화와 함께 미세먼지 등 환경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또한 대략 3조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효과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
중부내륙지선의 지하화는 우선 환경 문제를 개선할 것이다. 중부내륙지선은 서·남부 지역의 관문으로 대구 경제의 심장인 성서산단, 테크노폴리스, 국가산단 물류의 핵심 인프라다. 그러나 주변 지역 도시화에 따라 도심 단절과 교통 혼잡 증가와 함께 많은 환경 문제가 생겨나고 있다. 따라서 중부내륙지선의 지하화는 첫째, 서부 지역의 사회통합적 도시 발전을 가능하게 하며, 둘째, 도시의 균형발전을 촉진하고, 셋째, 거대 녹색 공간 창출로 성서산단의 어메니티(amenity)를 높이고, 낙동강과 연계한 관광 명소 개발 등으로 낙동강 르네상스를 기대할 수 있다.
경부고속도로 구간 지하화는 새로운 성장 동력원이 될 것이다. 경부고속도로는 북부·동부·남부 지역의 관문으로 인적·물적 교류의 핵심 시설이다. 따라서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는 불로고분군, 금호워터폴리스, 대구공항, 혁신도시의 활성화와 토지 이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고, 지역의 신성장 거점으로서 공항 부지를 개발할 수 있는 입지적 여건을 마련할 수 있다. 그리고 공항 부지의 부가가치를 높인다. 공항 이전 계획에 현 부지 가치(약 9조2천700억원)가 이전 비용(약 8조8천800억원)보다 높게 반영되어 있으나, 예측의 오류에 대비한 가외성(加外性·redundency) 확보가 필요하다. 만일을 대비해 정부 재정 지원 등 다양한 재원 조달 방안을 검토할 수 있으나, 부지의 부가가치와 활용성을 높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대구의 미래를 위해 고속도로 지하화에 대한 필요성, 경제성, 기술적 현실성 등에 대한 열린 논의를 제안한다. 다행히 정부에서도 고속도로 지하화를 검토하고 있고, 내년에 예정된 대통령 선거가 절호의 기회다. 고속도로 위의 녹색 공간이 인재를 끌어들이고 사람들과 일자리를 연결하며,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여 도시의 혁신과 발전의 플랫폼이 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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