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플러스] 겨울철 급증하는 인대 부상 주의

입력 2021-02-02 13:25:59 수정 2021-02-02 20:15:52

눈길서 미끄러져 무릎 '뚝'…전방십자인대 파열 의심
규칙적인 근신경계 밸런스 운동으로 부상 예방해야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스키 시즌을 맞아 잔뜩 들떴던 회사원 A(38)씨는 지난달 스키장을 찾았다 슬로프에서 넘어지면서 무릎 부상을 입었다. 순간적으로 무릎이 꺽이는 느낌과 함께 '뚝'하는 소리를 들은 그는 "무릎이 심하게 부어오르며 극심한 통증을 느꼈는데 부기는 며칠 지나자 가라앉았지만 통증이 여전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았다가 무릎 전방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이후 냉찜질 등을 하며 2주간 상태를 지켜봤지만 통증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자 그는 결국 의사와의 상담을 거쳐 인대 재건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무릎 부상을 입는 이들이 늘고 있다. 평상히 충분한 스트레칭과 무릎 근육 강화 운동 없이 추운 날씨에 운동을 즐기거나 빙판이나 눈길에 넘어질 경우 관절에 급작스럽게 부담이 가면서 인대 부상을 입게 되는 것이다.

◆쉽게 손상입는 전방십자인대

십자인대는 허벅지 뼈와 종아리뼈 사이에서 무릎관절에 안정감을 주는 구조물을 일컫는다. 무릎에는 대표적으로 전방십자인대, 후방십자인대, 내측측부인대, 외측측부인대 등 4개의 큰 인대가 있다.

그 중에서도 스포츠관련 손상이 많은 인대는 전방십자인대와 내측측부인대이다. 전방십자인대가 후방십자인대에 비해 많은 이유는 후방십자인대보다 치유력이 떨어지고 인대자체의 강도도 낮기 때문이다.

십자인대의 기능이 소실되면 순간적으로 힘이 많이 들어가는 특정한 동작에서 무릎이 순간적으로 빠지게 돼(탈구) 더 큰 부상을 입게 된다. 특히 전방십자인대의 역할은 무릎의 안정성 중 종아리뼈(경골)가 앞으로 밀려가거나 안쪽으로 돌아가지 않게 막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전방십자인대 파열 부상의 약 70~80%는 비접촉손상, 즉 방향전환이나 점프 후 착지 시 발생하게 되며, 나머지 20~30%는 물리적인 충돌에 의해 발생한다. 이런 모든 상황을 예측하고 방지할 수는 없으니 일정 부분 '불운'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근육의 피로도도 전방십자인대 부상의 확률을 높이는데 연관이 있다. 무릎의 안정성에 기여하는 가장 중요한 구조는 인대이지만, 두 번째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근육이기 때문이다. 방향전환을 할 때 무릎은 흔들릴 수밖에 없는데 전방십자인대에 부하가 걸리기 전, 흔들리는 방향의 반대쪽 근육이 작용해 부담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김두한 계명대 동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예를 들어 무릎이 앞으로 빠지려 할 때 무릎 뒤쪽에 있는 햄스트링 근육이 작용하게 되는데 평소 운동을 통해 근육이 튼튼하게 붙들어준다면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면서 "많은 연구에서도 근육 피로도가 쌓이게 되면 무릎이 전후·좌우로 흔들리는 각도가 커지고 횟수도 잦아진다는 것이 밝혀졌고, 이러한 불안정성이 결국 인대에 부담으로 이어져 부상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수술 전후 재활 훈련이 회복정도 좌우

김두한 계명대 동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인대 손상은 대체적으로 부분 파열과 완전 파열로 나눌수 있다. 전방십자인대 손상은 무릎이 뒤틀리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부상 정도를 평가할 때 무릎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관절 연골 및 반월판 연골의 동반 손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연골 손상의 정도에 따라서도 수술 후 결과도 상당히 달라진다.

만약 인대가 파열돼 재건술이 필요할 경우에는 의사와의 충분한 상담이 중요하다. 이식건의 선택, 고정 방법, 고정 위치 등 조합에 따라 수술 방법이 수십 가지가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의사의 경험이나 지식, 수련환경 등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같은 환자라도 접근하는 방식이나 선호하는 수술법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술 시기는 보통 다친 후 3주 전후 쯤으로 본다. 전방십자인대를 다치면 보통 무릎에 피가 차면서 극심한 통증이 생기고 무릎을 편하게 움직일 수가 없다. 다친 직후 응급으로 수술하게 되면 통증 및 출혈이 더 증가하게 돼 재활 운동을 진행하기 어렵게 되는 경우도 생기다보니 일반적으로는 통증과 무릎 내 출혈이 어느 정도 흡수된 후 움직임이 수월해 졌을 때 수술하게 된다.

수술 전후 얼마나 재활운동을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 이후의 회복속도도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운동을 생업으로 하고 사는 선수들의 경우 근력 소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쉼 없이 하체 근육에 자극을 주고, 무릎에 안전한 운동을 하면서 수술 전부터 재활 운동을 시작한다. 수술 후에도 2주, 6주, 3개월, 6개월 등 일정한 시기를 정해두고 기능 회복을 점검해야 한다.

김두한 계명대 동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김 교수는 "전방십자인대 부상 장면을 분석해 본 결과 착지 시 딛는 발에 비해 몸이 바깥으로 빠지는 경우, 한발로 착지하는 경우, 발을 디딜 때 순간적으로 무릎이 과도하게 안쪽으로 넘어가는 경우(X자 다리) 등이 있었다"며 "선수는 물론이고 일반인들의 경우에도 보수(Bosu)나 스프링보드 등과 같이 불안정한 기구를 이용한 근신경계 밸런스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준다면 부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도움말 김두한 계명대 동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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