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동현이 입양…태어난 지 사흘 된 아이 열달 양육, 다른 가족 품에 갔다가 되돌아와
입양 소중하지만 특별한 게 아냐…엄마가 되는 과정 중 하나일 뿐
"입양은 소중하지만, 보통과 구별되게 다른 특별한 것은 아닙니다."
26일 대구 달서구 월광수변공원 한 카페에서 만난 김문억(55) 한국입양홍보회 대구경북지부 회장은 "우리 아들 동현이 덕분에 많은 사람을 만나고 활기찬 삶을 살 수 있게 됐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노인 대상 봉사활동을 생각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부모와 함께하지 못하게 된 아이들을 돌보는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그는 "뇌졸중으로 4년 간 고생하시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각나 봉사 활동을 생각하던 중 TV 광고에서 위탁모 제도를 알게 됐다"라며 이후 "첫 위탁아이인 사랑이를 맡아 떠난 보낸 후 정이 들어 힘들기도 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 달여 동안 함께 생활해 온 첫 아이를 보낸 뒤, 다시 동현이를 품에 안았다. 동현이는 위탁 10개월간 김 회장 부부와 형·누나 등 가족 5명과 함께 사랑을 받으며 무럭무럭 자랐다. 김 회장은 "태어난 지 사흘 된 동현이를 병원에서 집으로 직접 데리고 왔다"라며 "당시에 둘째 아이 졸업식 후 연락을 받고 한걸음에 달려갔다. 그날은 잊을 수 없는 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입양기관에서 동현이의 입양 후보자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김 회장과 헤어진 뒤 계속 심하게 울던 동현이는 일주일 만에 다시 김회장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어느덧 동현이가 엄마만큼 커버린 11살 초등학생이 됐지만, 아직도 그날이 눈앞에 선하다. 당시에 몸으로 나은 동현이의 누나와 형이 자신에게 다가와 "우리에게도 엄마가 돼 주셨듯이 동현이게도 엄마가 돼 달라고 끊임없이 설득했다"며 "3명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쉽지 않았지만, 동현이가 아른거려 아름다운 선택을 했다"고 털어놨다.
김 회장은 50대 중반의 초등학생 엄마지만 학교 참여 수업이나 봉사활동에 최선을 다한다. 그는 "1년 동안 1주일에 한 번 학교에 찾아가 수업 전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 주러 다니거나 급식 봉사 등을 최대한 다니고 있다"며 "젊은 시절 유치원 교사를 했던 경험이 도움되는 것 같다. 아들 친구들, 학부모와 허물없이 편하게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나이가 있다보니 성장하는 동현이를 따라가지 못해 가끔 미안하기도 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동현이 학교뿐만 아니라 반편견입양교육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김 회장은 "입양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교육을 다니고 있다"며 "현재 유치원 등에서 교육을 하고 있다. 초, 중, 고, 성인까지 모든 사람의 인식을 개선할 수 있도록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 중. 언제든 필요하다면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입양은 아이를 낳을 때 자연분만, 제왕절개 같은 방식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입양은 가슴으로 아이를 낳은 것"이라며 "어떻게 아이를 낳는 것인가의 문제이지 누군가가 잘잘못을 따지거나 편견을 가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발생한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 안타까움을 전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우리 동현이가 정인이 사건을 보고 '입양은 지켜주기 위해 하는 것인데 왜 저런 일이 일어난 거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 우리 동현이가 저 사건을 보고 상처를 받은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웠다"라며 "엄마가 아니었던 사람이 정인이와 만나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것 같다. 너무 불쌍하고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입양가정의 버팀목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홀트아동복지회 입양모임 한사랑회 대구경북지부 회장과 홀트아동복지회 달구벌후원회 회장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입양은 숨길 것이 아니라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것"이라며 "내 자식을 키우는 것인데 떳떳하게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힘들거나 입양을 공개해야 할지 등의 고민이 있을 때 언제든 연락을 해줬으면 좋겠다"라며 "입양은 별다른 것이 아니다 엄마가 되는 과정 중 하나인 것을 명심했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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