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가해자는 지인·직장 동료 등 다수
형사고소 비율 늘지만, 불기소도 함께 늘어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의 성추행이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대구의 성폭력 상담건수는 연간 1천 건을 넘지만 가해자 처벌은 쉽지 않다.
26일 대구여성의전화에 따르면 지난해 부설 성폭력상담소에 접수된 성폭력 상담 건수는 1천434건으로, 전년 1천225건보다 17.1% 증가했다. 이는 2018년 1천393건에서 줄었다가 다시 늘어난 것이다. 최근 3년간 성폭력 상담 여성 중 40%가량은 성추행 사건이었다.
성폭력 피해의 대부분은 지인에 의해 발생했다. 대구여성의전화가 지원한 성폭력 피해 경험 중 '아는 사람'에 의한 피해가 매년 60~70%에 육박했다. 이 중에서도 직장 동료와 동급생, 선후배가 20% 내외로 '아는 사람' 중 큰 비중을 차지했다.
2018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 후 성희롱, 성추행에 적극 대항하겠다는 피해자들의 의지도 매년 높아지고 있다. 대구여성의전화의 수사법적지원을 받는 피해자들 중 매년 70~80%가 성폭력 피해를 수사기관에 형사고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불기소 처분 비율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는 전년에 비해 형사고소 비율이 늘어났음에도 그 중 '기소 및 수사 중'인 사건은 2019년 56%에서 지난해 40%로 16%포인트 줄었고, 불기소 비율은 같은 기간 7%에서 15%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피해자들은 손해배상을 통해 피해보상을 받겠다며 민사소송으로 발걸음을 돌리기도 한다.
대구여성의전화 상담사는 "사법부가 친밀한 관계에서 일어나는 폭력의 특징과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낮고 여전히 피해자다움을 요구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면서 "재판 역시 '피해자의 동의 여부'보다는 피해자의 진술의 일관성, 증거자료에 치우치다보니 가해자를 특정하기 어렵고 증거가 본인의 기억에 의존하는 경우에는 고소를 진행해도 어렵다. 오히려 무고로 피해자들이 역고소를 당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