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식당 건너 인도 식당 개업…팽팽한 대립·갈등 겪던 두 가게
방화 사건 계기로 화해 '아이러니'…한가족 되며 새로운 고향으로
하산의 가족들은 그들의 전통대로 어머니에게서 어머니, 또 그 어머니에게서 그 어머니로부터 몸으로 익히고 가슴으로 느끼는 생명과 영혼을 지닌 요리들을 만들며 고향인 인도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평화롭게 살아간다. 하지만 이들을 시기 질투하는 무리들에 의해 조상대대로 일구어 왔던 식당과 하산의 어머니를 잃게 된다.
◆어머니는 요리책이자 선생님
하산은 요리에 대한 타고난 감각이 있었다. 그런 하산에게 어머니는 요리책이자 요리 선생님이며 요리사로서 최고의 모델이었다.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생명이 있는 재료를 구하되, 그것으로 음식을 만들 때는 그 생명을 죽여 새로운 영혼으로 만들어 그 영혼들이 다른 여러 영혼들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이 나는 것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야 말로 진짜 요리라는 것을 그에게 알려 주신 분이다.
당연히 정확한 레서피가 적힌 책을 가지고 공부한 적도 없고, 물론 자격증 같은 것도 없다. 하지만 하산은 어머니의 이 말을 가슴에 묻고 항상 요리의 생명력과 영혼을 함께 느끼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붐바이에서 큰 일을 당한 식구들은 덜컹거리는 승합차에 짐과 함께 마구 뒤엉킨 채 그 끝을 알 수 없는 길을 떠난다. 그러다 죽음의 고비에서 만난 인연으로 프렌치 식당 길 건너편에 인도 요리 전문점 '메종 붐베이'를 정식으로 오픈한다.


물론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기에 요리사라면 절대 하지 말아야 하는 치졸하기 그지없는 방법까지 동원되기도 한다.이러한 방법이 옳은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하산은 자신이 만든 요리를 들고 찾아 가 아버지의 지나친 행동에 대해 사과를 했지만 프렌치 식당의 주인은 그가 만든 요리를 한 입 베어 물고는 묘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하산이 만들어 온 모든 음식을 쓰레기통에 쏟아 버린다.
◆인도식당과 마드리드 식당
이는 핫산의 음식이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여자'로서 남자들만 우글대는 주방을 총괄하기 위한 그녀의 제스쳐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하산도 아마 그것을 눈치챘을 것이다. 그렇게 차가운 한랭기류 속에서도 인도식당의 하산과 프렌치 식당의 마드리드, 두 젊은 남녀 요리사 사이에는 모든 것을 넘어선 사랑이 이어지고 차갑기 그지없던 프렌치 식당의 주인과 인도 식당의 주인공 사이에도 진심어린 대화를 통한 소통이 이루어지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소통은 아이러니 하게도 프렌치 식당의 요리사 한 명이 하산의 가족이 하는 식당에 고의로 불을 지르는 소동에서 촉발된다. 이러한 사실을 진즉에 눈치 채고 있었던 프렌치 식당의 주인은 그 요리사를 즉시 해고하고 비가 내리는 날, 우산도 없이 그을음으로 가득한 하산 가족의 식당 담벼락을 혼자서 지우고 있었다.

이를 본 하산의 아버지는 무심히 지나려 해도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에 우산을 건내 주고, 마침내 서로 간의 팽팽하기만 하던 긴장의 끈이 조금씩 느슨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통해 그들은 시기와 질투, 경쟁과 미움보다는 내가 먼저 한 손을 내미는 방법이 세상을 살아가는 현명한 방법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시기와 질투에서 용서로 승화
그러던 어느 날, 프렌치 식당의 주인은 하산의 가족들이 경영하는 식당에서 그를 만나기 위해 밤을 새워 기다린다. 이 모습을 본 아버지는 이제는 하산을 놓아 주어야 할 때임을 직감하고 그녀와 함께 하산을 기다린다. 집으로 돌아 온 하산은 자신을 기다리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고는 바로 '오믈렛을 만들어 드려도 될까요?'라고 그녀에게 묻는다.
오믈렛은 아주 쉬운 음식 같지만 상당한 실력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그녀의 프렌치 식당에 입성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단 하나의 조건, 그녀가 OK라고 말하는 오믈렛을 만드는 것이다.

지난 번 화재로 손을 다친 하산은 그녀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그녀는 흔쾌히 받아들여 둘이서 하나의 마음으로 오믈렛을 만들었다. 그리고 완성된 오믈렛. 한 조각을 베어 문 그녀의 얼굴에 묘한 감정선이 흐른다. 다시 한 번 더 베어물고는 이내 울음을 터트린다. 그런 그녀의 어깨를 감싸주는 하산, 그 길로 하산은 길 건너에 있는 프렌치 식당으로 가게 된다.
그를 배웅하는 길에서 아버지는 고향 식당에서 화재 중에도 가지고 온 집안의 보물과도 같은 향신료 상자를 주지만, 하산은 프렌치 식당에선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며 그 상자를 두고 마치 하산의 앞날을 기원하듯 시원하게 뻗어 있는 길을 건너 프렌치 식당으로 들어간다.프렌치 식당의 안주인은 하산을 전적으로 믿었고 하산은 그 속에서 눈에 띄게 성장한다.

◆미슐랭 투 스타,파리 최고의 수석 주방장
그리고 드디어 그날, 미슐랭 가이드 별점이 발표되는 날, 하산은 주방에서 마드리드와 함께, 프렌치 식당의 안주인은 하산의 아버지와 함께 전화기 앞을 초조하게 서성인다. 아마도 위로와 축하 둘 중 어느 것이든 그들과 함께, 그것도 가장 먼저, 하고 싶어서가 아닐까. 사실 그 프렌치 식당은 30년 전 그녀의 남편이 있을 때 미슐랭 원 스타를 받고 아직까지 유지 중이다. 잘하고 있는 것이라면 잘하고 있는 것이지만 더 이상의 혁신적인 변화나 발전이 없었다는 말도 될 것이다.

드디어 전화벨이 울린다. 그리고 그녀는 하산의 아버지의 품에 안겨 운다. 투 스타, 그녀가 그토록 바라던 투 스타가 하산이 주방에 들어 온지 일 년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아버지 역시 하산이 너무나 자랑스러웠다. '투 스타' 쉐프라는 견장을 어깨에 올린 하산은 드디어 파리에 입성한다. 그가 간 곳은 보다 혁신적인 요리를 추구하는 곳으로 하산의 흥미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분자 요리 역시 그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그는 자꾸만 자꾸만 성장해 결국에는 파리 최고의 수석 주방장이 된다.
◆소통을 넘어 사랑으로...
하지만 그럴수록 그의 가슴에 난 구멍이 자꾸만 커져 이제는 그 시림을 참기 힘들지경에 이른 이유는 무엇일까. 어느 늦은 밤, 인도에서 온 요리사가 인도에서 보내 준 향신료를 사용해 그의 아내가 직접 만든 아주 소박한 인도 요리를 먹고 있었다. 그에게 다가가 그 음식을 맛 본 하산은 마침내 울음을 터트렸고, 그가 있어야 할 자리가 이곳 파리가 아니 자신의 고향, 자신의 가족이 있는 마음의 고향이라는 것을 진심으로 느끼게 된다.

부와 명예가 보장된 자리를 뒤로 하고 돌아가는 그를 향해 모두들 미친 짓이라 말한다. 모든 것이 보장되지만 동시에 모든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그의 어깨를 짓누르던 알 수 없는 짐을 벗어 던지고 가족들의 곁으로 돌아가는 하산. 고향으로 돌아 온 하산은 자신이 떠날 때는 느끼지 못했던 두 식당 간의 온화한 기운을 온몸으로 느끼며 받아들인다.
소통, 바로 그것이다. 서로 소통하며 감정과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를 진심으로 느낄 때 상대를 오롯이 이해하고 나의 친구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산의 아버지와 프렌치 식당의 안주인은 이미 이러한 의미에서 친구를 넘어선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끼는 연인의 사이인 것이다. 하산과 마드리드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가족이 있는 곳으로 돌아 온 하산은 한 가지 약속을 한다.
"쓰리 스타는 이곳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함께 받읍시다"라고 말이다. 하산의 마지막 이 한마디가 이번 영화 한 편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모두가 힘든 시대,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것은 우리 자신이며 결국에는 제 자리로 돌아 올 것이다. 다만 그 길이 험하고 시간이 조금 더 걸릴 뿐이겠지만...
오늘은 프렌치 레스토랑의 오디션 품목인 오믈렛을 만들어 보려 한다. 사실 나 역시 그다지 자신 있는 품목은 아니다. 하지만 나 자신을 믿고 도전해 보려 한다.그러니 여러분들도 스스로를 믿고 만들어 보시길 권한다.

◆레시피
달걀 5개
부추 작게 다져서 1T
건 태국고추 작은 것 1개 손으로 잘게 부순 것
파슬리 한 꼬집
레드 파프리카 파우더 1/4t
우유1/2cup + 생크림1/2cup
소금, 흰 후추 기호에 따라 적당량

달걀 5개를 볼에 깨서 넣은 다음 거품기로 잘 섞어 준다.섞어 준 달걀은 고운 체에 한 번 걸러 준다.고운 달걀 물에 잘게 썬 부추, 손으로 잘게 부순 말린 태국 고추, 레드 파프리카 파우더를 넣고 한 방향으로 잘 섞어 준다
여기에 우유와 생크림을 동률로 넣어 한 방향으로 잘 섞어 준 다음 달궈진 팬에 기름을 두른 뒤 계란물을 붓고 젓가락으로 적당히 휘저은 다음 달걀이 70~80% 정도 익었을 때 손목 스냅을 이용해 반으로 접은 뒤, 접시에 이쁘게 담아 낸다.

정다운 베이킹 스튜디오 <쿠키공장by준서맘> 원장
※준서맘의 팁
말린 태국고추나 파프리카 파우더가 없다면 생략해도 좋다. 말린 태국고추는 알싸한 매운 맛으로 달걀의 비릿한 맛을 잡아 줄 수 있고 파프리카 파우더는 은은한 매운 맛과 함께 연한 노란빛에 붉을 빛을 더해 생기를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부추와 파슬리는 아마도 영화에서는 다른 향신채로 나왔을텐데 우리 주변에서 구하기 쉬운 것으로 대처해 보았다. 그리고 오믈렛에 고소함과 부드러운 식감을 더하기 위해 달걀을 체에 거른 다음 우유와 생크림을 동률로 넣어 한 방향으로 잘 섞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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