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 실소유 논란 빚은 '다스' 내부고발
아내는 집 나가고 홀로 네 남매 키우고자 일용직 전전해
둘째 아들은 발달장애, 몸 망가졌지만 수술마저 힘들어
한예찬(가명·20) 씨와 그의 아버지 한승희(54) 씨가 사는 경북 경주의 한 외딴집. 부자의 하루는 세탁기 소리와 함께 시작한다. 발달 장애인인 예찬 씨가 제일 좋아하는 게 세탁기 소리이기 때문이다. 이날도 어김없이 세탁기 소리가 집 안을 가득 채웠다.
외딴집의 20분 거리에는 예찬 씨의 형 예준(가명·24) 씨가 원룸에, 여동생 예진(가명·19)·예영(가명·18) 양이 임대아파트에 각각 따로 사는 중이다. 3년 전 승희 씨의 사업 실패로 가족들은 임대 아파트로 거주지를 옮기게 됐지만 걷는 게 불편해 매번 쿵쾅거리는 예찬 씨의 발걸음 소리로 이웃들의 눈총은 따가웠다. 결국 승희 씨는 지난해 집안 문중의 도움으로 예찬 씨와 작은 시골 마을 집으로 이사 왔다. 아빠는 홀로 자녀들을 키우고 있다.
◆염색체 희귀 질환 둘째 아들, 모조리 망가진 몸
예찬 씨는 염색체 희귀 질환으로 장애를 갖게 됐다. 7번 염색체가 중복되는 병으로 당시 전 세계에서 2명만이 앓고 있는 드문 질환이었다. 의사는 아이가 1년밖에 못 산다고 했지만 예찬 씨는 기적같이 20년 가까이 생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몸은 갈수록 망가졌다. 예찬 씨의 척추는 휘어져 등은 굽을 대로 굽어버렸다. 골반마저 없어 입혀놓은 바지는 5분도 안 돼 줄줄 내려온다. 휜 척추는 폐를 눌러 숨 쉬는 것조차 힘들다. 그래서 예찬 씨는 20m도 걷지 못한다. 의사는 몇 차례의 수술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마취마저 예찬 씨에겐 위험한 탓에 손 쓸 방도가 아예 없다.
임대아파트에 사는 두 딸은 철이 일찍 들어 생활을 척척 해내지만 아빠는 그동안 못 해준 게 많아 미안하기만 하다. 챙겨주고 싶은 게 많지만 돈은 좀처럼 수중에 잡히지 않는다. 충치를 오래 방치해 모조리 썩어버린 두 딸의 치아 상태를 보고 있자니 아빠의 마음은 타들어 간다.
◆거대 권력과 외로운 싸움… 아내는 집 나가
승희 씨 삶은 참 기구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실소유 논란을 빚었던 '다스'의 하도급 업체 직원이었던 승희 씨는 지난 2018년 대중 앞에 섰다. 2014년 "공장을 차려 다스가 납품하는 부품을 제조해라"는 다스 측의 지시에 '창윤산업'을 차렸지만 "1년도 안 돼 다스에 공장을 강제로 빼앗겼다"는 내용을 폭로하기 위해서다.
수많은 언론의 도와주겠다는 제안에 숱한 인터뷰를 했지만 승희 씨에게 돌아온 건 빚이 된 40억원의 투자금과 내부 고발에 대한 협박뿐이었다. 그렇게 승희 씨는 소송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 채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져갔다.
빚이 늘고 큰 사건에 휘말리자 아내는 어느 새벽녘 짐을 싸서 떠났다. 일은 자꾸만 꼬였다. 승희 씨는 회사 직원들의 월급이라도 주고자 빌린 기계를 팔았다. 하지만 대여 업체에 횡령죄로 고소당해 결국 교도소에서 1년 2개월 수감생활까지 하게 됐다.
엄마, 아빠가 다 떠나고 빼앗겨버린 집. 네 남매에겐 '국민 거지'라는 친구들의 비아냥거림과 놀림이 따라왔다. 첫째 아들 예준 씨는 본인의 원룸에서 동생들과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다. 여동생들이 학교 간 낮에는 본인이 예찬 씨를 돌보다 여동생들이 돌아오면 야간 아르바이트에 나섰다.
교도소에 나온 승희 씨가 처음 마주한 장면은 원룸에서 1년을 버텨 온 아이들이었다. 그때부터 승희 씨는 마음을 새롭게 먹었다. 억울함을 풀기보다 자녀를 위해 살겠다 다짐했다.
승희 씨는 일용직을 전전하며 돈을 벌고 있지만 코로나19 탓인지 호출을 알리는 인력사무소의 전화는 잠잠하기만 하다. 첫째 역시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벌고 있지만 갚아야 할 돈만 수십억 원에 이르는 데다 아이들 치료비 마련도 좀처럼 쉽지 않다. 예찬 씨의 장애 수당 180만원으로 다섯 식구가 간간이 버티고 있다.
자녀들이 희망이자 삶의 목표라는 승희 씨. 이 모든 날을 회상하던 그에게는 '다시 일어서겠다'라는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옆에 가만히 앉아있던 예찬 씨는 그런 아빠의 목을 감싸며 까르르 웃음을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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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성금전달 내역]
◆ 자녀 학대와 폭력 일삼는 남편과 이혼 후 폐질환 아들 돌보는 이주혜 씨에 2,611만원 전달
매일신문 이웃사랑 제작팀은 자녀 학대와 폭력을 일삼는 남편과 이혼한 뒤 세 자녀와 원룸 생활을 시작했지만 폐질환 걸린 아들을 돌보느라 생활이 힘든 이주혜(매일신문 1월 12일 자 10면) 씨에게 2천611만7천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에는 ▷빛명상본부 60만원 ▷㈜삼이시스템 10만원 ▷원일산업 10만원 ▷봉란옥(이순자) 5만원 ▷제이에스테크(김혜숙) 5만원 ▷김영미 10만원 ▷김영숙 5만원 ▷박준현 5만원 ▷강종수 3만원 ▷박종문 3만원 ▷신형숙 2만원 ▷이상권 2만원 ▷문무광 1만원 ▷문병찬 1만원 ▷우진숙 1만원 ▷조인숙 5천원 ▷'이주혜님가정' 55만원 ▷'주님사랑' 10만원 ▷'김나현쌤' 7만원 ▷'이주혜성금(농협)' 5만원 ▷'이주혜성금(우체국)' 5만원 ▷'유화와해창' 3만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시집살이 겪고 아이들과 쫓겨나 유방암까지 걸린 태국 출신 이나 씨에 2,579만원 성금
결혼생활 내내 시댁 식구의 괴롭힘에 시달리다 아이들과 집에서 쫓겨난 뒤 유방암까지 걸려 생활이 힘든 이나(매일신문 1월 19일 자 10면) 씨 사연에 45개 단체 240명의 독자가 2천579만9천777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 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건화문화장학재단 200만원 ▷DGB대구은행 100만원 ▷평화큰나무복지재단 100만원 ▷한국웹접근성인증평가원 100만원 ▷한성철강㈜ 100만원 ▷빛명상본부 60만원 ▷㈜태원전기 50만원 ▷신라공업 50만원 ▷㈜태린(이동훈) 40만원 ▷㈜서원푸드 30만원 ▷㈜신행건설(정영화) 30만원 ▷한라하우젠트 30만원 ▷한미병원(신홍관) 30만원 ▷㈜동아티오엘 25만원 ▷(재)대백선교문화재단 20만원 ▷금강엘이디제작소(신철범)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유일철강㈜(박배일) 20만원 ▷㈜구마이엔씨(임창길) 10만원 ▷㈜우주배관종합상사(김태룡) 10만원 ▷㈜태광아이엔씨(박태진) 10만원 ▷원일산업 10만원 ▷건천제일약국 5만원 ▷극동특수중량(김형중) 5만원 ▷김영준치과 5만원 ▷김종일행정사사무소 5만원 ▷느티나무한약국 5만원 ▷명EFC(권기섭) 5만원 ▷베드로안경원 5만원 ▷선진건설㈜(류시장) 5만원 ▷세무사박장덕사무소(박장덕) 5만원 ▷세움종합건설(조득환) 5만원 ▷우리들한의원(박원경) 5만원 ▷이전호세무사 5만원 ▷전피부과의원(전의식) 5만원 ▷제이에스테크(김혜숙) 5만원 ▷중앙안과의원(김일경) 5만원 ▷채성기약국(채성기) 5만원 ▷칠곡한빛치과의원(김형섭) 5만원 ▷국선도평리수련원 3만원 ▷동신통신㈜(김기원) 3만원 ▷매일신문구미형곡지국(방일철) 3만원 ▷우신중기(빈경찬) 3만원 ▷모두케어 2만원 ▷하나회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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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텐부르크모임' 50만원 ▷'명수슬기준서' '하나님께의지하세요' 각 20만원 ▷'크로스핏힘' 15만원 ▷'주님께감사' 13만원 ▷'사랑나눔624' '예수의이름으로' '주님사랑' '치유사랑' '힘내세요예수사랑' 각 10만원 ▷'매주5만원' '불자정순화' '석희석주' '의정부맘마미아' '이나씨힘내요' '재원수진' 각 5만원 ▷'동차미' 3만4천원 ▷'구미봉곡중국어최인주' '무명' '불우이웃돕기' '온아호완쾌기원' '지원정원' '현영 현지 현아' 각 3만원 ▷'벌말초1학년정유준' '벌말초4학년정예준' 각 2만5천원 ▷'HONG' '김도윤힘내세요' '부동산임대(김형일)' '서현윤성' '이나씨에게' '이나씨유방암완쾌소망' '지현이동환이' '태국분도와주세요' '하나님♥이나씨' '힘내세요' 각 1만원▷'지성이' '채영이' 각 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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