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만 수천억원대' 네이버-빅히트 '주식교환' 할까?

입력 2021-01-22 21:08:35

네이버 "확인해 드릴 수 없다" 긍정도 부정도 안해

빅히트엔터테인먼트 CI
빅히트엔터테인먼트 CI

네이버가 글로벌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주식 교환' 방식으로 지분을 투자한다는 소문이 증권가 사이에서 파다하다.

정확한 투자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네이버가 앞서 상호지분 교환으로 손잡은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 SM엔터테인먼트 사례로 미루어 수천억 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빅히트와 상호지분 교환으로 브이라이브와 위버스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브이라이브는 네이버가 현재 운영 중인 K팝 커뮤니티 서비스, 위버스는 빅히트의 팬 커뮤니티 플랫폼이다.

경쟁 대신 코로나19로 급성장하고 있는 K팝 플랫폼과의 상호 협력으로 온라인 콘서트 등 수익모델을 발굴 및 시너지효과가 크다고 본 것이다.

K팝 플랫폼은 '팬들 사이의 소통'에 초점을 맞춘 커뮤니티 서비스다. 특히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무대는 없어지지만 온라인 콘서트의 잠재력은 커진다는 점에 주목해 이 같은 협력이 구상됐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교류는 K팝이라는 문화를 알리기 위해 경쟁하면서 연대할 수 있다는 취지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상호지분 투자를 결정하면서 K팝 플랫폼이 세계적인 온라인 공연 플랫폼으로 도약할 전망이다. 네이버는 YG엔터테인먼트와 SM엔터테인먼트에 이어 빅히트까지 손잡으며 엔터테인먼트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상호지분 교환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사업자에게도 큰 관심사다. 비대면 온라인 콘서트, 이른바 '랜선 콘서트'는 네이버와 빅히트, SM 등 한국 정보기술(IT) 기업과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는 K팝 주역들이 국내 IT 플랫폼과 연계하면서 이뤄낸 성과다. 방탄소년단이 지난해 10월 진행했던 랜선 콘서트 '맵 오브 더 솔 원'은 99만명의 시청자를 모았고, 추정 매출액도 54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랜선 콘서트는 국내 팬들뿐만 아니라 해외 팬들이 실제 공연보다 쉽게 참여할 수 있고, 또한 많은 이들이 몰린다고 해서 비용이 크게 늘어나는 것이 아니기에 오히려 오프라인 콘서트보다 수익성이 낫다는 반응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음악 레이블들도 국내 플랫폼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들이 국내의 커뮤니티 플랫폼에 입점해 온라인 콘서트를 개최한다면 글로벌 역량을 인정받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K팝 플랫폼으로 영향력을 키우면서 세계적인 음원 회사들과의 협력도 점쳐진다. 이들 음원회사의 소속 아티스트들은 국내 기업들의 온라인 콘서트를 이용해 코로나19 침체기를 극복하기 위한 온라인 콘서트 등을 기획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빅히트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1.27% 오르며 거래를 마감했다.

네이버 본사 건물. 네이버 제공.
네이버 본사 건물. 네이버 제공.

한편, 네이버는 빅히트와 지분 교환 방식으로 투자한다는 소식에 대해 "확인해드릴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긍정도 부정도 아닌 입장이다. 얼마 전 제주은행 인수 소식에 대해선 즉각 "사실과 다르다"고 한 것과는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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