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사각지대 노래방…불법 도우미, 정확한 동선 모른다

입력 2021-01-21 17:25:47 수정 2021-01-21 21:17:21

실내 마스크 착용 출입자 명부 관리 제대로 안 지켜져
도우미 영업 특성상 여러 곳에 옮겨다녀, 이용자들도 쉬쉬

6일 오전 서울의 한 노래방 앞에 집합 금지 명령 안내문이 붙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가 연장되자 이에 반발하는 자영업자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노래방·호프집·PC방 등으로도 반발이 확산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오전 서울의 한 노래방 앞에 집합 금지 명령 안내문이 붙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가 연장되자 이에 반발하는 자영업자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노래방·호프집·PC방 등으로도 반발이 확산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의 노래연습장 도우미들 감염과 관련해 방역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선 가운데 노래연습장 내 방역 허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주요 방역지침인 실내 마스크 착용과 거리 유지, 출입자 명부 관리 등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특히 노래연습장 도우미가 불법이다 보니 확진자들이 자세한 동선을 밝히지 않아 접촉자 확인도 더뎌 지역 내 감염 확산으로 번질 우려가 크다.

21일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까지 확인된 대구의 확진 도우미 4명이 들른 대구의 노래연습장은 13곳에 이른다. 이들 중 일부의 증상 발현일이 지난달 28, 29일로 확인돼 20일 넘게 감염 노출이 이뤄진 상황이다. 확진 도우미를 매개로 한 지역 내 전파가 진행됐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무엇보다 노래방은 방음을 위한 밀폐된 장소이기 때문에 공기 순환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 여기에 노래를 부르면서 침방울이 튀어 감염 위험을 높인다. 실내에선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돼 있지만, 노래를 부를 때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또 물과 무알코올 음료는 섭취할 수 있어서 이때도 마스크를 벗게 된다.

더 큰 문제는 불법인 도우미 영업을 했다는 점이다. 대구 내 여러 노래방을 오가는 도우미의 영업 특성상 바이러스를 옮기는 전파자 역할을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또 도우미는 불법이어서 정확한 동선 공개를 꺼려 방문한 노래방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이에 대구시는 경찰과 공조해 휴대전화 위치 추적 등으로 동선을 확인하고 있다.

노래방 이용자들의 자진 검사 유도도 쉽지 않다. 도우미를 이용했다는 사실을 드러내기 꺼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출입자 명부의 전화번호 중 연결이 안 되는 번호가 있는 상황이다. 가짜 전화번호를 적었거나, 글자를 잘못 쓴 것으로 보인다. 또 일부 이용자는 검사를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 관계자는 "확진된 도우미의 경우 약 한 달 전부터의 동선을 기억해야 하는 터라 방문한 곳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불법행위를 했다는 데 대한 부담이 있어 문을 열어주지 않고 숨어버리는 업주들도 있어 접촉자 확인에 애로가 있다"고 말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