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만 내놓은 '마스크 면접', 취준생들 진땀 "표정 안 보여, 목소리도…"

입력 2021-01-17 18:02:53 수정 2021-01-17 18:11:37

"표정 안 보이고 목소리 잘 안 들릴까 걱정"
이미지 중요하지만 마스크로 눈밖에 안 보여, 눈 화장 연습하기도
보이스 트레이닝, 마스크 면접 메이크업 등 온라인서 콘텐츠 속출

지난해 7월 진행된 대구시 주관 청년 공공분야 채용 면접 모습. 매일신문 DB
지난해 7월 진행된 대구시 주관 청년 공공분야 채용 면접 모습. 매일신문 DB

최근 대학교 편입 면접시험을 본 A(26) 씨는 마스크와 투명한 '페이스 가드', 비닐장갑을 모두 착용하고 면접을 본 탓에 속이 상했다. 면접 전에 기껏 연습했던 얼굴 표정과 자세 등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

A씨는 "면접시 표정이나 손짓 등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눈으로 미소를 짓거나 상대방과 눈 맞추기 연습도 참 많이 했다"며 "그런데 페이스 가드에 습기도 차고 땀도 많이 흘러내리면서 신경이 쓰여 제모습을 못 보여줬다"고 안타까워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속에 취업과 입학을 위한 면접 시즌이 시작됐지만 대부분 학교나 회사들이 마스크 착용 면접을 진행하는 탓에 준비생들이 진땀을 흘리고 있다.

대면 면접은 목소리 전달부터 걱정이다. 목소리를 또박또박 내도 마스크 탓에 소리가 잘 전달되지 않거나 발음이 뭉개지기 때문.

제약회사 최종 면접을 앞둔 B(28) 씨는 "평소 목소리 크기가 적어 친구들이 말을 잘 못 알아들을 때가 많다. 면접을 앞두고 또박또박 말하는 연습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는데, 정작 면접장에서 긴장해 연습만큼 나오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화상 면접도 마찬가지. 집이 아닌 마땅한 면접 장소를 구하기도 어렵고, 마스크를 착용한 탓에 혹시 나쁜 인상이라도 남기게 될까봐 조마조마하다.

게임회사 최종 면접을 보고 온 C(28) 씨는 "자취방이 좁아 집에서 화상 면접을 보지 못해 스터디카페 등을 찾아 나섰지만 코로나19로 대관이 쉽지 않아 억지로 한 곳을 구했다"며 "평소 마스크를 쓰면 인상이 무섭다는 말을 들어 면접에서 좋지 않은 이미지를 남길까 눈 화장을 숱하게 연습했다"고 털어놨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보이스 트레이닝 강의나 마스크 면접 수칙 등을 알려주는 콘텐츠도 수두룩하다. 마스크 면접 메이크업 방법은 물론 '눈매가 매섭다면 마스크 쓸 때 코를 조금 보이기', '하회탈 눈 웃음짓기' 등 면접 팁을 알려주는 것이다.

대구지역 한 공기업 인사팀 관계자는 "마스크 탓에 목소리가 잘 안들리거나 너무 빨리 말해 숨을 가빠하는 면접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방역수칙을 지켜야 하는 상황임을 알기 때문에 면접관들이 대부분 배려해 준다. 목소리, 표정 등은 전혀 평가 항목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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