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항공사가 10년 이상 근무해 온 유급 자원 봉사자를 '60세 이하 지역구민'이 아니라는 이유를 들며 일방적으로 해촉을 통보해 논란이 일고 있다. 노인 일자리 창출이란 명목으로 집행될 이번 한국공항공사의 사업은 오래도록 봉사활동을 한 중년층의 일터를 한 순간에 박탈해 버렸다.
한국공항공사는 김포국제공항을 비롯 지방공항 총 14곳을 통합 관리하는 공기업으로 시민 자원 봉사자를 60여 명 위촉해 2000년대 중반부터 15년 넘게 안내 데스크, 통역 등의 분야에 투입해 왔다. 봉사자 체계는 유급으로 운영됐다. 봉사자는 일주일에 3일~4일 정도 일했다. 1일 4시간 근무에 약 2만 5천 원을 받았다.
그러던 지난달 21일 한국공항공사는 김포국제공항에서 근무하는 봉사자 60여 명 대부분에게 일방적으로 해촉을 통보했다. 한국공항공사와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지자체가 협업해 진행하는 노인 일자리 창출 사업 탓에 60대 이상 신규 인력이 기존 봉사자를 대체하게 됐기 때문이었다.
한국공항공사는 봉사자에게 만 60세 이하와 서울 강서구 주민이 아니면 모두 해촉하겠다는 통보를 했다고 한다. 이에 일부가 반발하자 한국공항공사는 서울 강서구 주민이란 조건을 서울 주민으로 바꿨을 뿐 나이에 대한 제한은 풀지 않았다고 전해졌다.
오랜 시간 이곳에서 일해 온 한 봉사자 A 씨는 "노인 일자리 창출 사업이 지난해 11월부터 접수 받아 지난달 12일 마감됐다. 그렇다면 이미 지난해 10월쯤 정책 결정이 끝났을 텐데 한국공항공사는 '급박하게 결정돼 이제야 알린다'며 지난달 21일에야 우리에게 일방적인 해촉 통보를 했다"며 "10년 가까이 일한 사람도 순식간에 일 자리를 잃었다. 이건 오래도록 김포국제공항에 애정을 쏟은 우리에게 할 짓이 아니다"라고 했다. 오랜 기간 일해 온 봉사자를 배려해 최소한의 협의 과정이라도 있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한국공항공사는 여러 차례 질의에도 아무런 답을 하지 있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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