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각됐다던 백두산호랑이 두만이, 경북대 동물병원 냉동실 보관…왜?

입력 2021-01-08 20:09:52 수정 2021-01-10 21:44:33

백두산 호랑이 두만이의 생전 모습. 매일신문DB
백두산 호랑이 두만이의 생전 모습. 매일신문DB

경북대학교 수의대 동물병원이 숨진 백두산 호랑이 사체를 보관하고 있으면서 소각을 완료한 것처럼 해당 기관에 통고해 물의를 빚고 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하 수목원)에 따르면 수목원은 지난달 20일 수목원에 있던 백두산호랑이 '두만이'가 숨지자 다음날 경북대학교 수의대 부속 동물병원으로 두만이의 사체를 이송했다.

두만이의 사체가 가축질병 관련법에 의거해 의료폐기물로 처리되기 때문이다.

백두산 호랑이가 죽을 시 관리기관은 규정에 따라 사체를 처리해야 한다. 야생동물 보호 관리법 상 '국제적 멸종위기종이 죽거나 질병에 걸린 경우에는 지체 없이 신고서를 지방환경관서의 장에게 제출'한다.

동물의 사체에 대한 병성감정 실시요령에서도 '병성감정을 실시한 이후 남은 시료를 가축전염병예방법 시행규칙 제25조 규정에 의한 소각 또는 매몰하거나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수목원 측에서는 관련 규정에 따라 소각절차를 밟았고, 소각비 40만 원은 사체를 이송하던 날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경북대 수의대 동물병원에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대 수의대 동물병원은 두만의 사체를 접수한 지 이틀 뒤인 지난달 23일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사체 소각 완료를 통보했다.

지난 7일에는 경북대 수의대 동물병원이 발급한 '검안서'가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등기우편으로 도착했다.

지난달 20일 숨진 두만이의 생전 모습. 수목원 제공
지난달 20일 숨진 두만이의 생전 모습. 수목원 제공

하지만 부검을 마친 두만의 사체는 20여 일이 경과한 현재까지 소각처리 되지 않은 채 6개 박스에 담겨져 동물병원 냉동고에 보관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병원 측은 이에 대해 "의료폐기물처리업체가 정기적으로 동물병원을 방문해 폐기물을 수거 처리한다"며 "직원이 두만의 사체가 소각된 것으로 착각해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소각 완료를 통보했다"고 해명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측에서는 사체 처리를 놓고 단순히 실수할 가능성은 현저히 적다고 보고 있다. 수목원 관계자는 "사체는 부검기관이 처리하도록 돼 있다"며 "정확한 두만의 사체 처리를 확인하기 위해 오는 13일 사체 소각 현장을 방문, 모든 과정을 지켜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01년 5월 태어난 '두만'은 수컷호랑이로 2005년 11월 중국 호림원으로부터 국립 수목원(경기 포천)이 들여왔다.

2017년 1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으로 거처를 옮겨 호랑이 숲에서 관리를 받아 오던 중 지난 10월 초부터 건강이 악화됐다.

이 호랑이는 지난달 20일 노환으로 사망하기 전 까지 20살로 우리나라에서 사육되고 있는 호랑이 중 최장수한 개체였다.

아울러 그동안 국립백두대간 수목원의 마스코트로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받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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