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우연히 시작"…다리 재활 중 지인 추천으로 첫발
꾸준한 활동 1천200시간도 달성…주변 추천 달서구청장 표창 받아
"봉사는 풍요롭게 살아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부자면 할 수 있습니다."
지난 5일 대구 달서구 한 공원에서 만난 자원봉사자 이순영(57) 씨는 "주변 사람들과 마음이 부자인 사람들을 찾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서 태어난 이 씨는 10대부터 섬유공장에 취직해 힘든 삶을 살아왔다. 그는 자동차 부품, 전자제품, 박스 포장공장 등에서 20년 동안 무릎이 닳도록 일했다. 이 씨는 "어린 시절부터 일을 많이 하다보니 연골 수술을 받아야 했다"라며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제대로 힘을 쓰긴 힘들다"라고 설명했다.
젊은 시절 부모를 여의고 맞벌이를 하며 어렵게 살아 온 그는 몸이 좋지 않아 2010년 쯤 다니던 직장을 관뒀다. 이후 2011년 다리 재활을 위해 헬스장을 다니기 시작했고, 우연히 지인의 추천으로 그해 5월부터 자원봉사를 시작하게 됐다. 이 씨는 "회사, 집, 성당만 다니는 삶을 반복하던 중 운동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이곳에서 제2의 인생을 찾을지 몰랐다. 지금은 봉사활동이 없는 삶은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씨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도 10년 동안 다양한 곳에서 봉사활동을 해왔다. 특히 지난해 중순쯤에는 봉사활동 시간 1천200시간도 달성했다. 꾸준히 봉사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주로 노인복지관에서 봉사하며 마음의 평온을 찾았기 때문이다. 그는 "부모님이 떠나신 뒤 따뜻한 밥 한 그릇 대접하지 못했다는 것에 항상 마음이 아팠다"며 "부모님과 비슷한 연배의 분들이다 보니 부모님을 모신다는 생각으로 더욱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월성 종합복지관, 달서구 노인종합복지관, 학산 종합사회복지관, 성서 노인종합복지관에서 급식 봉사를 하고 있다. 달구벌 종합복지관에서도 시각장애인들이 요가 동작을 교정해준다. 아름다운 가게 대구 월성점에서는 헌 옷 기증 및 판매를 하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 행사에 참여해 매년 독거노인들에게 생활필수품을 나눠주는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이곡1동 자율방범대에도 가입해 지역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각종 분야에서 열심히 활동한 점을 인정받은 이씨는 주변의 귀감을 사고 있다. 지난해 1월 대한적십자사 달서구 지회장 상, 2019년 11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 추천으로 달서구청장 표창 등을 받기도 했다. 그는 "봉사는 마음에서 울러 나와야 오랫동안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며 "모든 사람이 간단한 봉사활동이라도 실천하는 사회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처럼 다양한 곳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지만 아직은 부족하다는 것이 이 씨의 생각이다. 그는 "어르신들이 편하시도록 목욕도 시켜드리고 휠체어도 밀어드리고 싶지만 하지 못하는 것은 오히려 어르신들께 죄송스럽다"면서 "때로는 몸이 따라주지 않아 힘들 때도 있지만, 다양한 곳에서 봉사하기 위해 건강관리도 더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봉사자도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더 힘이 난다"며 "추운 겨울 마음이 따뜻해지는 봉사활동을 하며 보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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