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선전에…국민의힘, 단일화 우려 '동분서주'

입력 2021-01-05 17:10:39 수정 2021-01-05 22:36:00

출마 선언 오신환 "박원순 조연" 견제구…출마 유력 오세훈·나경원 긴급회동

나경원 전 국회의원. 연합뉴스
나경원 전 국회의원. 연합뉴스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90일 남짓 남은 가운데 여론조사를 비롯한 각종 판세 분석과 흐름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중심으로 흘러가자 국민의힘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02석의 제1야당이 3석에 불과한 군소야당에 끌려가듯 야권 단일화를 해야 할 상황을 맞닥뜨릴 우려 탓이다.

지난 3일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나경원 전 의원은 회동을 갖고 '국민의힘이 중심이 되는 야권 승리' 방안을 비롯해 서울시장 출마 여부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모두 국민의힘 내 유력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만큼 정치권에서는 이번 만남에 새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대표가 보수야권 유력 주자로 흐름이 쏠리는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안 대표가 선제적으로 출마 선언을 하면서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의 발걸음을 더욱 재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금과 같은 '눈치 싸움'이 길어지면 실제 출마로 이어지더라도 등 떠밀려 나온다는 인상을 주면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안 대표가 초반 분위기를 주도하면서 속이 복잡하기는 국민의힘 지도부도 마찬가지다. 자당 주자를 위해 '안철수 대세론'을 차단해야 하지만, 만일을 대비해 단일화를 위한 물밑 접촉도 이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현대빌딩에서 열린 더 좋은 세상으로 제9차 정례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현대빌딩에서 열린 더 좋은 세상으로 제9차 정례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간 안 대표와 연대나 통합에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조차 4일에는 안 대표와 단일화에 대해 "누누이 강조했다시피 국민의힘에서 가장 당선 가능성 있는 후보를 만드는 것이 내 책무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면서도 "단일화는 최종적 목표로 두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5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소속 오신환 전 의원은 "여야를 막론하고 10년 전 박원순 시장이 등장할 때 조연으로 함께 섰던 분들이 출마를 선언했거나, 고민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면서 "무상급식을 놓고 갑론을박하던 시대의 조연들과 함께 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릴 여유가 서울시민에겐 없다"고 말했다.

이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이슈로 사퇴하면서 치러진 2011년 보궐선거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박원순 전 시장에게 후보직을 양보한 것, 본선에서 나 전 의원이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로 박 전 시장과 맞붙었지만 패한 점을 모두 비판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오신환 전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오신환 전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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