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MB·朴 사면, 국민 의견 존중"…한발 물러선 사면론

입력 2021-01-03 17:22:38

주호영 "재판 중인데 반성하라니…사면 두고 장난 말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3일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과 관련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3일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과 관련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3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 "국민 공감대와 당사자의 반성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국민과 당원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 간담회 후 기자들에게 "당원들 여러 지적도 있었고, 국민 의견도 있는 것 같다. 충분히 경청해 나가면서 이 문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공감을 이뤘다"며 이같이 밝혔다.

'당사자들의 반성이 없으면 사면 이야기를 꺼내지 않겠다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지금부터 당원과 국민의 뜻을 경청해서 판단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답했다.

이낙연 대표는 간담회 후 기자들에게 "코로나 위기라는 국난을 극복하고 민생안정 경제 회복이 당면한 급선무"라며 "국민 통합을 이뤄나가야 한다는 제 오랜 충정을 말씀드렸다"면서 "정치 또한 반목과 대결 진영정치를 뛰어넘어서 국민 통합을 이루는 쪽으로 발전해가야 한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사면을 두고 장난을 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무죄를 주장하고 정치적으로 재판을 받는 사람에게 반성하라는 말이 무슨 말인가.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사면론을 제기한 이낙연 민주당 대표를 향해 "이것 하나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면 당 대표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왼쪽)와 신동근 최고위원이 3일 국회 의원회관 이낙연 대표의 사무실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과 관련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왼쪽)와 신동근 최고위원이 3일 국회 의원회관 이낙연 대표의 사무실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과 관련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따라 민주당은 권리당원 투표와 같은 당내 의견수렴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은 지난해에도 전 당원 투표를 통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 여부를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새해 벽두에 꺼내 든 '사면론'은 이대로 소실될 공산이 크다. 당내 반발이 너무나 커서다.

이날까지도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국민의 염원으로 이루어낸 결과를 당대표라는 권한으로 사면하자고 제안한 이유가 무엇이냐", "이 대표는 사퇴하라", "문재인 대통령만 곤란해졌다" 등의 비판글이 쏟아졌다.

한편,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연초 최대 화두인 '사면론'에 "나까지 입장을 밝히는 것은 사면권을 지닌 대통령께 부담을 드리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지난 2017년 3월 당내 대선 경선 당시 경쟁자였던 문재인 당시 후보에게 '박 전 대통령 사면 불가' 입장을 보였던 이 지사가 이번엔 언급을 자제한 것은 대선주자로서 중도층과 강성친문 모두를 의식한 '전략적 침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3일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과 관련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사무실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3일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과 관련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사무실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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