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 카드' 꺼내든 이낙연에 靑도 응답…선거용 군불때기?

입력 2021-01-01 11:49:18 수정 2021-01-01 17:30:45

박근혜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연합뉴스

청와대는 1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적절한 시기에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이 대표가 적절한 시기에 건의하겠다고 한 만큼 실제로 건의가 이뤄져야 논의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일단 청와대가 이 대표의 사면 언급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물밑 교감 여부가 주목된다.

앞서 이낙연 대표는 이날 복수의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적절한 시기에 (박근혜, 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는 문 대통령이 일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해로, 이 문제를 적절한 때에 풀어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지층의 찬반을 떠나서 건의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징역 17년형 확정으로 재수감된 후 현재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이고, 박 전 대통령은 오는 14일 최종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이 대표는 형이 확정된 이명박 전 대통령은 특별사면하고, 재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은 형 집행 정지로 구속상태를 벗어나게 하는 방안을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선거 이용 시도라면 용납 못해"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와 관련해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선거에 이용하려는 시도가 있다면 그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에 참배한 뒤 "대통령의 권한이긴 하지만 사면 위원회를 제대로 가동해서 거기에서 논의하는 과정이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대표는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 2017년 4월 한국기자협회-SBS 주최 토론회에서 "사면권은 남용되지 않아야 한다. 박 전 대통령 사면은 재판이 시작되지 않았는데 앞서가는 얘기"라며 "유명무실해진 사면위원회를 제대로 만들겠다"고 말한 바 있다.

◆친이 친박 "3.1절 이전에" 기대감↑

친이계 좌장 격인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이날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여당 대표가 흉흉한 민심을 제대로 읽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친박신당 홍문종 대표는 "연말연시 국론이 분열돼 나라가 어지럽다"며 "늦기는 했지만, 지금이라도 사면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했다.

국민의힘의 최다선 중진인 정진석 의원은 "이낙연 대표가 혼자 불쑥 꺼낸 얘기는 아닐 것"이라며 "이번에는 사면이 꼭 이뤄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옛 친이·친박계는 이르면 설연휴(2월 12일), 늦어도 3·1절 이전에 사면이 결정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의 건강이 매우 나쁘다고 전하며 "최종심 선고가 미뤄지면 일단 형집행정지를 해줘야 한다"고 했다.

다만 국민의힘 당 차원에서는 공식 논평을 자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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