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후임으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지명한 직후인 30일 오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페이스북을 통해 소회를 밝혔다.
추미애 장관은 시(詩)와 닮은 배치(행, 연 등)를 한 짧은 글을 남겼다.
다음과 같다.
코로나 시대에
사람과 사람이 거리를 두는 사이에도
사람들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훤히 꿰뚫고 있었습니다.
혼미한 가운데도 길이 있으리니
그 길은 사람이 내는 것이고
먼저 간 사람에 이어
다음 사람이 또 그 다음 사람이 무릎이 헤지도록 닦는 길은 결코 멈춤이 없을 것입니다.
오직 사람만이 희망이기에 함께 닦는 이길의 목적지에 우리는 꼭 함께 할 것이라는 믿음을 간직합니다.
추미애 장관은 "코로나 시대에 사람과 사람이 거리를 두는 사이에도 사람들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훤히 꿰뚫고 있었다"며 "혼미한 가운데도 길이 있으리니 그 길은 사람이 내는 것이고 먼저 간 사람에 이어 다음 사람이 또 그 다음 사람이 무릎이 헤지도록 닦는 길은 결코 멈춤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오직 사람만이 희망이기에 함께 닦는 이길의 목적지에 우리는 꼭 함께 할 것이라는 믿음을 간직한다"고 덧붙였다.
추미애 장관은 최근 검찰개혁 추진에 대한 의지를 '그날'이라는 단어로 표현한듯한 글을 쓰기도 했다.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그날이 쉽게 오지 않음을 알았어도 또한 그날이 꼭 와야 한다는 것도 절실하게 깨달았습니다"라고 짧게 밝혔다. 이는 자신이 징계 청구를 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복귀한 후 처음 쓴 글이었다.
'그날'은 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에서 물러난 직후인 2016년 3월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안도현 시인의 산문집 '그런 날' 중 '그날은 절대로 쉽게 오지 않는다'로 시작하는 문장을 인용한 것에서도 확인된다. 이 트윗은 다시 지지자들의 SNS와 블로그 등에도 널리 스크랩됐다.
이어 추미애 장관은 이번 글에서는 '함께 닦는 이 길의 목적지'라며 '그날'과 비슷한 의미로 '목적지'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해석된다.
'먼저 간 사람에 이어 다음 사람이 또 그 다음 사람이 무릎이 헤지도록 닦는 길'에서 가리키는 '사람'은 이번 정부 법무부 장관들을 지칭하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간 박상기, 조국, 추미애 장관을 임명했고, 이번에 박범계 의원을 지명한 상황이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