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뒷담] 충청 민심 잡기용? 박범계 VS 윤석열

입력 2020-12-30 17:05:29 수정 2021-01-13 17:11:15

윤석열, 박범계. 연합뉴스
윤석열, 박범계. 연합뉴스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임으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내정한 가운데, 이 인사가 대선마다 캐스팅 보트가 되고 있고, 또한 요즘 매주 이어지는 설문조사에서도 주목 받고 있는 '충청' 민심을 잡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총장이 최근 범야권에서 1위 대권 주자로 떠오른 가운데, 현재 충청 민심이 윤석열 총장에게 향해 있고, 이를 탈환하려는 시도라는 해석이다.

▶그런데 윤석열 총장은 서울 태생이다. 다만 아버지 윤기중 씨(연세대 상경대 교수 출신)가 충남 공주시 출신이다. 또한 앞서 윤석열 총장이 정치적 수세에 몰렸을 당시 윤석열 총장의 본관인 파평 윤씨 대종회(집성촌이 충남 공주시와 논산시에 소재)와 충남 공주·부여·청양이 지역구인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총장의 부친과 조부 모두 충남 출신이라는 점을 밝히며 윤석열 총장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이러한 분위기가 1년 안팎 기간 이어지며, 또한 최근 대권 주자로까지 급부상하며, 여론 및 언론에서는(즉 자의보다는 타의로) 윤석열 총장은 충청권 인사로 분류되고 있다.

▶박범계 의원은 충청도 사람이 맞다. 충북 영동 태생이며 현재 지역구가 대전 서구이다. 대전 서구을에서 19, 20, 21대 등 내리 3선을 했다.(※내리 4선이라고 한 것을 바로 잡습니다.)

대전만 보면 서구 갑에서 6선을 한 박병석 현 국회의장(의장직 수행을 위해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해 무소속)과 유성구 을에서 5선을 한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다음으로 다선이다. 다만 대전 태생인 박병석 의장 및 이상민 의원과 달리 박범계 의원은 충청과 대전에 모두 '적'을 두고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호감이 많든 비호감이 많든 어쨌든 대중적 인지도 역시 박병석, 이상민 의원에 비해 높다는 평가다.

박범계 의원에 대해서는 최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등 중요 정치 이벤트가 있는 시기마다 '충청 대망론'이라는 수식이 붙기도 했다. 지난 2018년 성폭력 사건으로 인해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정치 생명이 사실상 끊어지면서 좀 더 조명 받았다. 물론 요즘 설문조사에서는 확인하기 어려운 수식이기는 하다.

▶'추윤갈등'은 추미애 장관이 퇴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름만 '박윤갈등' 식으로 바뀐 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곧 있을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와 바로 이어질 대선 경선 시즌 초반까지.

이에 검찰개혁 등의 사안을 두고 두 사람이 맞붙는 싸움 이면에서는 '충청' 민심을 두고 정부여당 대 범야권 간 일종의 대리전도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역시 자의보다는 타의의 맥락이 더 강할 전망이다.

다만 충청 민심을 윤석열 총장은 직접 받지만 박범계 의원은 받아서 정부여당 지지도로 배달하는 '셔틀'의 맥락이 짙을 것으로 보인다.

▶박범계 장관 후보자와 윤석열 총장은 사법연수원 32기 동기이다. 장관과 총장이 같은 기수인 사례는 앞서 종종 있었다. 나이는 박범계 장관 후보자가 1963년생으로 58세, 윤석열 총장이 1960년생으로 61세이다.

박범계 장관 후보자는 2013년 윤석열 총장이 특별수사팀장이라는 직함을 달고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하던 중 징계를 받자 트위터를 통해 "한 번도 검찰에 대한 대화를 해본 적 없는 윤석열 형(저와 동기이죠), 정직 3개월이 아니라 그 이상의 징계라도 무효입니다. 굴하지 않고 검찰을 지켜주세요. 사표 내면 안 됩니다"라고 열렬히 응원했고, 이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리트윗(인용)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때 셋 다 동지였던 셈이다.

그러나 7년이 지난 올해 10월 국회 대검찰청 국정감사 때 법사위 위원이었던 박범계 장관 후보자는 윤석열 총장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는 등 180도 바뀐 둘의 관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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