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준비하는 미래 대표
최근 한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상당히 심각한 상태다. 한때 한류 붐에 편승하여 K방역을 내세우곤 했지만 지금은 코로나19가 심각한 나라의 하나로 전락해 버렸다.
지금 전 세계의 코로나19 확산 현황은 거의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있지만 북한의 경우 투명한 정보를 얻을 수 없다. 확진자가 0명이라고 하지만 이를 믿는 사람도 거의 없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얼마 전 이를 지적했다가 김여정이 바로 막말로 되받은 일도 있다.
북한은 원래 주민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엄격하게 통제하던 국가였지만 1990년대 대기근 사태를 겪으면서 여기저기 구멍이 뚫리기 시작했다. 온갖 가혹한 처벌에도 불구하고 많은 북한 주민들이 한국 드라마를 보고 있는 것은 그 상징적 예다. 작년 아프리카돼지열병 때도 북한 당국의 방역 지침을 제대로 지킨 주민은 소수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주민은 당국의 지시를 무시하고 감염이 의심되는 돼지를 멋대로 도살하여 먹거나 내다 팔았다. 그 결과 북한 전역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번져 초토화되었으며 휴전선을 뚫고 남으로 내려오기까지 했다. 이런 북한의 상황을 볼 때 방역이 잘돼 확진자가 0명이라는 것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나는 이를 믿는다. 북한 당국의 발표가 믿음이 가서 믿는 것이 아니다. 북한 주민과 은밀히 연계된 다양한 정보망들을 확인해 본 결과 북한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있을 가능성이 아주 낮다고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만약 확진자가 1명이라도 발생했다면 최고위급 간부들 전원이 참석한 건국절 행사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도 쓰지 않고 빽빽하게 모여 있을 가능성도 없다.
북한은 원래 아주 폐쇄적인 사회지만 특히 최근에는 핵과 ICBM 개발로 심하게 고립되어서 중국을 제외하면 외부 교류가 거의 없다. 북한과 접해 있는 랴오닝성과 지린성의 확진자 수는 100만 명당 3명에 불과하다. 현재(12월 24일 기준) 한국의 확진자가 100만 명당 1천44명, 미국의 확진자가 100만 명당 5만7천151명인 것을 놓고 본다면 한국의 350분의 1, 미국의 1만9천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게다가 북한은 세계 최초로 중국과의 국경을 봉쇄했다. 봉쇄 직전 입국한 사람들은 본인과 가족, 2차, 3차 접촉자와 가족 등을 모두 격리 조치했다. 북한의 격리 조치 대상이 지나치게 광범위하긴 하지만 여기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이후의 일련의 조치들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최근 중국에 몰래 돈 벌러 갔다가 돌아온 여성 1명 때문에 삼지연시가 20일간 봉쇄되었다. 봉쇄 정도도 아주 심해서 모든 주민을 아예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북으로 돌아간 탈북자 때문에 한때 개성이 봉쇄되었던 것도 비슷한 조치다. 외부 물자에 코로나바이러스가 묻어 오는 것을 막기 위해 물자 반입 금지령을 내렸는데 이를 어긴 간부를 처형한 일도 있었고, 바다를 통해 바이러스가 오는 것을 막기 위해 어획과 염전 운영을 중단했다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황당한 이야기도 전해 온다. 한국 공무원을 바다에서 바로 총살하고 태워 버린 것도 이런 황당한 과잉 방역 조치의 일환이다.
김정은이 집권한 후 지난 9년 동안 북한은 매우 안정적인 경제정책을 펴 왔다. 김정일 시대에 우왕좌왕하던 경제정책과 비교해 본다면 돋보이는 것이다. 시장정책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었고 물가와 환율의 안정에 집중 노력하여 큰 성공을 거뒀다. 시장 중시 정책을 펴지만 급격한 개혁개방으로 보이는 정책은 한 번도 추진한 적이 없었다. 고강도 제재 조치가 지속되고 있는 조건에서도 북한 경제가 어느 정도 버티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 방역 조치들은 경제정책과는 달리 과도한 것들이 지나치게 많다. 김정은은 자신이 초강경 방역 조치를 밀어붙여서 북한이 코로나 청정국을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적극적 방역 조치를 하지 않았더라도 코로나바이러스가 들어올 가능성이 거의 없었다. 설사 코로나바이러스가 들어올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었다고 하더라도 북한의 방역 조치들은 과도한 정도를 넘어 극단적인 것들이다. 이런 극단적 정책과 행정은 북한의 잠재력을 갉아먹으며 북한 체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 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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