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한달 남은 트럼프, 측근·살인범·부패의원 등 대거 사면

입력 2020-12-23 15:03:21

'흑역사 지우기' 해석…러시아 스캔들 연루 측근들 대상
공화당 부패의원 3명, 종신형 받은 살인자도 포함
"개인·정치적 목적 사면"…미국 내에서 비판·우려 확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1월 20일 퇴임을 앞두고 '무더기 사면'을 단행했다.

AP통신,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대선 개입 스캔들'에 연루돼 유죄 판결을 받은 측근 조지 파파도풀로스(33) 전 대선캠프 외교정책 고문 등 15명에 대한 사면을 발표했다. 파파도풀로스는 러시아가 2016 미국 대선에 개입한 스캔들과 관련해 로버트 뮬러 특검에 의해 기소됐다가 거짓 진술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는 대신 형량을 감형받는 플리바게닝을 택해 지난 2018년 12일간의 옥살이를 하고 풀려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인 조지 파파도풀로스 전 대선캠프 외교정책 고문이 지난 2018년 10월25일 의회 조사를 받기 위해 워싱턴DC의 연방의사당에 도착하는 모습.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인 조지 파파도풀로스 전 대선캠프 외교정책 고문이 지난 2018년 10월25일 의회 조사를 받기 위해 워싱턴DC의 연방의사당에 도착하는 모습. 연합뉴스

사면에는 러시아의 부호 게르만 칸의 사위 알렉스 판 데어 즈완(36)도 포함됐다. 변호사인 즈완도 러시아 스캔들 특검수사에서 허위진술을 한 혐의에 유죄를 시인하고 30일 구류처분, 2만달러 벌금형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자신의 측근이 대거 연루된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정치적 목적에서 부당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한다.

사면 대상에는 2007년 이라크에서 무고한 민간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유죄판결을 받은 전직 군인 4명도 포함됐다. 군과 계약한 민간 경호업체에서 일하던 이들 가운데 1명인 니컬러스 슬래턴은 경호 용역업체 블랙워터 소속으로 이라크 바그다드 니수르 광장에서 자행된 민간인 17명 학살사건에 가담했다가 종신형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면 명부에는 던컨 헌터, 크리스 콜린스, 스티브 스톡먼 등 부정부패로 유죄 판결을 받은 공화당 소속 전직 연방 하원의원 3명도 포함됐다. 마약판매 용의자를 총으로 쏴 숨지게 한 혐의로 처벌을 받은 전과가 있는 국경순찰대원 2명도 사면됐다.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나기 전까지 사면이 계속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신의 개인적, 정치적 목적으로 잇달아 사면을 단행해 제도 본연의 취지를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졌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사면에 대해 '뻔뻔스럽다'라고 촌평했다. 잭 골드스미스 하버드 법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전까지 내린 사면 45건 가운데 88%가 트럼프 대통령과 개인적 인연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거나 정치적 목표를 촉진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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