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용복의 골프 에티켓]<34>방역이 먼저다

입력 2020-12-24 17:30:00 수정 2020-12-24 20:23:37

"골프장 잠시만 멈추자…급한 불 다 함께 끄자"

코로나 시대, 골퍼들에게도 개인방역은 필수다. 한 골퍼가 얼굴 가리개를 한 채 티샷을 하고 있다.
코로나 시대, 골퍼들에게도 개인방역은 필수다. 한 골퍼가 얼굴 가리개를 한 채 티샷을 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보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시행이 코 앞이다. 필수시설 이외는 운영이 중단되므로 골프장과 실외연습장도 영향을 받을 것이다. 실내 스크린골프는 이미 집합 금지명령이 떨어져 계절 특수·연말 특수는 꿈도 못 꾼다.

정부에서 수도권은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스키장은 문을 닫았고 크리스마스·연말 대목을 기다렸던 숙박시설도 50% 이상 예약을 받지 못한다.

수도권 골프장에선 '1팀 3인 구성'을 골퍼들에게 요청하고 있고 비수도권 골프장에서도 권고사항이 되고 있다. 1명의 경기보조원과 4명의 골퍼로 대부분 구성되다 보니 현장에서의 혼돈은 당연하다.

노캐디 플레이를 통해 5인 이상 집합 금지명령을 피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지금까지 코로나 사태의 여파에서 비켜서 있던 골프업계도 겨울 동장군보다 더한 한파가 예고된 상황이다.

정부의 합동점검단이 골프장 몇 곳을 조사했더니 입구의 열화상 카메라가 작동하지 않았고 마스크를 턱까지 내리거나 착용하지 않은 경우도 다수 적발했다고 한다. 필자가 갔던 골프장들도 별반 다를바 없었다.

야외활동이라 괜찮다는 마음과 나 하나쯤은 문제없다는 생각에서 나오는 행동들이 걷잡을 수 없이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는 지금의 상황을 만들었다.

모든 골프장 관계자들에게 건의한다.

현 2.5단계에서 여전히 운영되고 있는 골프장을 잠시만 멈추자. 급한 불은 다 함께 끄고, 소나기는 우선 피하고 보자. 대부분 업계가 힘들어할 때 그래도 나름 괜찮지 않았나.

3인플레이로, 노캐디 경기 운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규칙을 피해가려하지 말고 온 국민과 함께 모든 골프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이번 고난을 극복하는 데 동참하자.

똘똘 뭉쳐 이 시기를 잘 헤쳐나가 한시라도 빨리 우리 모두가 일상생활로 돌아간다면 골프업계의 결정을 칭찬할 것이며 국민 모두가 사랑하는 스포츠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때는 골프를 귀족 스포츠로 여겼다. 스스로가 귀하다 여기면 그만큼 책임감도 있어야 한다. 솔선수범해 선제적 방역의 모범이 된다면 큰 힘이 될 것이다. 답답한 방역복과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일선에서 고생하고 계시는 의료 관계자분들의 노고에 조금이라도 누가 되지 않게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골프 하다 코로나 옮았다는 오명은 피해야 하지 않겠나.

필자도 오랜 시간 골프업계에 몸담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코로나 여파가 지금까지는 없었다. 인원 감축도 없고 매출 감소도 없었다.

최고의 호황기를 맞은 골프장 영업과 결을 같이한 때문이다. 다행인 줄 알았다. 모두가 힘든 시기에 걱정 없이 사업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은 복이라 생각했다. 틀린 생각이다. 모두가 힘들면 결국 나도 힘들어지는 거다. 모두가 아프면 나도 언젠가는 그런 날을 맞이하는 것이다. 피할 수 있을 때, 대비할 수 있을 때, 그것이 조금 과하다 싶어야 이겨낼 수 있다.

필자는 오늘부터 코로나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골프장 방문을 멈추겠다. 이런저런 핑계로 그동안 골프를 즐겼던 스스로를 반성하고 더더욱 개인 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 여러분도 함께하자. 할 수 있다. 해야만 한다.

대구한의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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