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에 막힌 활동, '온택트 스킨십' 활로 찾는 정치권

입력 2020-12-29 11:12:04

지역구 활동기 앞두고 코로나19 대유행 덮쳐
비대면 접촉 방식 늘려가며 활로 찾기 나서

유승민 전 국회의원이 28일 팬클럽
유승민 전 국회의원이 28일 팬클럽 '유심초' 주관으로 열린 '유승민과의 온택트 미팅'에서 지지자 및 일반국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대구 수성갑)은 최근 바쁜 국회 일정 속에서도 평일 저녁마다 7~8건 이상의 화상 통화를 하고있다. 중량감 있는 정치권 인사들과의 공식 회의가 아니라, 지역구 주민들이 여는 소규모 모임에서 걸려오는 전화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지역구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안부를 전하거나 민원을 받는 등 지역구 활동 상당수를 화상 통화로 소화하게 됐다.

# 양금희 국민의힘 국회의원(대구 북갑)은 매달 당원이나 지역구 주민들의 생일에 맞춰 직접 축하 전화를 걸고 있다. 대면 접촉이 봉쇄되다시피 한 상황에서 지역구 주민들과 직접 소통하고자 찾아낸 방법이었다. 양 의원실 관계자는 "다소 번거로울 수 있지만 국회의원이 직접 축하 전화를 해주니 반응이 좋아 앞으로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숙질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연말연시 의정보고를 비롯한 지역구 활동기를 앞둔 정치권이 '활로 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지난 10일 0시를 기해 첫 정기국회가 종료되면서 여야가 협의 중인 임시회와 인사청문회 등을 남겨두고 제21대 국회의 올해 의사일정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통상적으로 이 시기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지역구 활동을 늘린다. 예산정국이 끝난 다음 지역구 주민들에게 의정활동 보고회를 하고, 연말연시를 맞아 열리는 갖가지 행사를 돌며 인사를 하는 등 '얼굴도장'을 찍기 좋은 시기여서다.

그러나 올해 대다수 의원들은 코로나19로 냉가슴만 앓고 있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다수가 모이는 대면 행사가 봉쇄됐고, 소규모 모임에서도 매주 수도권과 지역구를 오가는 국회의원들을 반기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대구 한 국회의원실 관계자는 "이달 중순 들어서는 주말에도 아예 지역구를 찾지 못하는 의원들도 많았다. 지역구 민심 확보가 중요한 연말연시인데 아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 4월 총선 이후 첫 연말을 맞아 지역에서 '존재감 키우기'에 나서야 하는 초선 의원들의 답답함은 더 크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다가올 선거 각 지역구에서 현직 국회의원들의 존재감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지역 한 초선의원은 "마음이야 당장이라도 온 동네를 돌며 인사를 하고 싶지만 지역 행사는 대부분 취소됐고, 감염 우려에 경로당 방문 등도 여의치 않다"며 "주말마다 일단 지역구로 향하지만 사무실에서 민원 상담을 하거나 일부 주민들을 개인적으로 만나는 수준에 그쳐 답답한 마음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지역 정치권이 저마다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 '온택트'(Ontact·비대면 접촉) 활동을 늘려 활로 뚫기에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이중 상당수가 아직 비대면 접촉에 익숙지 않은 노년층을 상대로는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는 점은 숙제다. 때문에 많게는 하루 100통 넘게 지역구 주민들과 전화통화를 하는 의원들도 있다.

추경호 의원실(대구 달성) 관계자는 "중·노년층이 많은 달성군은 인터넷을 통한 비대면 접촉이 어렵다. 국회의원이 직접 지역구 주민들과 수백 통씩 전화통화를 하며 지역구 관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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