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서한 대표 "전국에 빨간 점 늘리기 위해 지역민 요구에 더욱 관심"
전문 노하우 뒤로 한 브랜드 선호도 안타까워
(주)서한의 조종수 대표와의 만남은 인터뷰 직후의 사담(私談)이 더 인상적이었다. 공식 인터뷰를 마친 뒤 조 대표는 자신의 책상 뒤에 걸려진 전국 지도로 안내했다. 지도 곳곳에 빨간색 점으로 표시된 부분이 현재 서한이 공사하고 있는 곳이라며 자랑했다. 적점(赤点)은 경기도 문산과 세종시, 전남 흑산도까지 전국적으로 널찍하게 분포돼 있었다. 경북 지역만 텅 비어 있는 것이 의아했다. 지역 업체라면 당연히 대구경북에 적점이 빼곡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다음은 조 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왜 빨간점이 경북에 없는가.
- 안타까운 상황이다. 맹목적 브랜드 선호도가 빚어낸 결과다. 최근 수십곳의 경북을 돌아다니며 지역 업체의 우수성을 설명하고 다녔으나 최종 낙찰에서 만년 2등을 차지했다. 중앙의 1군 업체에 번번히 밀려났다. 다른 회사는 임원 이하의 사람들이 와서 브리핑을 했으나, 우리는 사장인 제가 직접가서 브리핑을 했다. "한 번만 맡겨달라. 사활을 걸고 좋은 집을 지어 보이겠다"고 호소했으나 지역민들은 인지도 높은 중앙 건설사를 최종 선정했다.
▶중앙과 비교해서 경쟁이 떨어지는 것 아닌가.
- 대구에서 창업해 50여년째 지역에서만 주택을 짓고 있다. 대구경북민들의 주택 수요 욕구를 누구보다 잘알고 있다고 장담한다. 우리 회사는 지역민들의 주택 선호도 조사를 위한 별도의 팀을 갖고 있다. 평면도부터 구조 배치까지 중앙 유수의 기업들보다 잘 짓고 지역의 요구를 충족시켜 줄 여건이 마련돼 있다.
▶오래했다고 품질이 좋다는 의미는 아니지 않는가.
- 향토기업은 그 지역의 특징을 잘 알 수 있어, 대구시민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서한은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수요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각 단지마다 지역특색에 맞는 설계를 하려고 노력 중에 있다. 거듭 말하지만, 우리 향토기업도 대기업과 비슷한 수준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있는 것을 알아봐주셨으면 한다.
▶그런데도 지역에서 외면 받는 이유는.
- 결국 집 값이다. 거주 편의성 보다는 브랜드 선호도에 따른 아파트 가격 차익을 선택하는 것이다. 서한이 지은 집을 사면 1천만 오르지만 서울의 1군 업체 집을 사면 수천만원 오를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눈에 보이지 않은 막연한 기대 때문에 지역민에 대한 서한의 꾸준한 서비스가 외면받는 것 같아 아쉽다.
▶ 대구 건설업의 현재를 진단해 보면.
- 2020년 12월 17일 달성군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대구 전 지역 조정대상지역에 선정됨에 따라 어수선한 분위기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9억 원 이하 구간은 50%, 9억 원 초과분은 30%로 제한되고 총부채상환비율(DTI)은 50%가 적용되는 등 각종 대출 규제를 받는다. 조정대상지역 추가 선정에 따라 주택가격 상승 여지가 줄어들 것 같지만, 정부의 정책 발표 이후 주택가격이 상승된 이력들을 봤을 때 주택가격이 어떻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인 것 같다. 아마 수요자들이 똘똘한 한 채를 찾아다닐 가능성이 높아질 것 같다. 신축아파트 및 소비자 선호입지 지역에 수요가 집중될 것 같다
▶ 요동치는 부동산 시장의 해법은 뭐라고 생각하나.
- 철저한 시장의 원칙을 따라야 할 것 같다. 즉 공급이다. 우리나라는 주택보급률이 100%가 넘어선 지 오래다. 하지만 주택보급률만으로 주택이 충분히 공급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최근 수요자들은 오래된 아파트보다 신축아파트에 대한 갈망이 있으며, 생활 편리성을 위해 입지를 보기 때문에 필요한 위치에 주택 공급이 필수적이다.
▶ 올해 건설 업계를 복기한다면.
- 2020년은 코로나로 시작해서 코로나로 끝났다. 건설현장은 코로나로 인한 일부 인원 및 장비 등이 적절한 시기에 투입되지 못한 어려움도 있었고, 분양시장 또한 이에 대한 영향으로 사이버모델하우스로 운영하며 홍보활동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확산방지에 잘 대처하며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 향후 건설업 전망은.
- 정보의 발달로 인해 수요자들의 지식수준이 많이 향상됨에 따라 그에 맞는 건설이 필요하다. 수요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 건설업 관계자들의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기술력은 물론이고 편리성, 공간 활용성 등에 대해서 연구가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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