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로 우울한 대구경북 더 슬프게 한 비리와 낮은 청렴도

입력 2020-12-22 05:00:00

대구경북 사람들은 지난 18일 3명의 경북 현직 군수가 대구지법에 선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비록 이들의 혐의는 뇌물 수수와 선거법 위반, 이권 개입으로 서로 다르지만 법을 어기고 죄의 대가를 받기 위한 심판대에 선 사실은 같았다. 이날 재판에서 내린 판결은 각각 징역 7년 선고에 법정구속, 벌금 80만원, 구속영장 기각으로 희비가 엇갈렸지만 선출직 공직자의 비리 혐의 자체를 벗지는 못했다.

이날의 이례적인 모습은 지역 법조계 증언처럼 현직 군수 3명이 같은 날 법정에 선 첫 사례로, 대구경북 사람들에게는 우울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들 단체장 재판에 앞서 지난 17일에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홍석준 국회의원이 대구지법 서부지원에서 선거법 위반 혐의로 700만원 벌금형 선고를 받아 당선 무효 위기를 맞았다. 이들 말고도 최근 대구경북에서는 경산시의원과 대구 동구의회 의원 등도 비리로 잇따라 기소됐다.

이들 선출직인 군수와 의원 소식은 코로나로 어수선한 날을 보내느라 가뜩이나 힘든 지역민을 더욱 지치게 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전국 580곳 공공기관의 청렴도 측정 결과도 대구경북 사람을 슬프게 했다. 5등급 꼴찌를 받은 경북 구미·김천·영주시·군위군, 4등급을 받은 경북도교육청과 상주·안동·영천시와 영덕·영양·청도·청송군의 낮은 청렴도까지 겹쳤으니 말이다. 대구경북 관공서 주변은 올 세밑을 이래저래 암울한 날로 지새게 됐다.

이처럼 12월 들어 대구경북에 겹쳐 드리워진 선출직 비리와 관공서의 부정(不淨)한 그림자는 지난 오랜 날들이 낳은 어쩔 수 없는 결과물이기에 하루아침에 없어지거나 사라질 성격이 아님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함께할 동반자도 아니어서 지난날처럼 그냥 둘 수는 더더욱 없는 일이다. 사정(司正) 당국의 쉼없는 활동과 이번 같은 일을 계기로 대구경북 선출직과 공직사회 구성원 모두 다시 태어나길 그저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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