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다사다난했던 경자년 '쥐띠 해'가 서서히 저물어가고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연말이 되면 한 해를 되돌아보며 크고 작은 일들로 힘들고 무겁던 마음을 내려놓고 또다시 희망찬 새해를 기원한다.
그러나 올 한해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시작해 언제 끝날지 예측 불가능한 코로나 유행이 계속되고 있다. 지금까지 전세계 코로나 환자가 7천5백만 명이 넘었고, 사망자 수도 1백6십만 명에 이른다.
이전 전염병은 주로 저개발국가나 의료취약 지역에서 주로 발생했으나 이번 코로나의 특징은 미국, 유럽 등 소위 경제 선진국에서 많은 환자와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피해가 가장 큰 나라가 미국으로 현재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 수만 30만 명이 넘어 2차 세계대전 때 사망한 미군 수보다 많다고 한다.
인류는 19세기 이후 과학 혁명을 통해 전염병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고 믿었다. 물론 스페인독감이나 홍콩 독감 같은 유행병이 있었으나 특정 지역이나 특정 대륙에 국한된 유행병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어느곳 할 곳 없이 지구촌 모두가 미증유의 홍역을 앓고 있다. 아마도 한 사건이 전 세계를 이렇게 빠른 시간 안에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 등 모든 분야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친 경우는 코로나19 사태가 처음일 것 같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돼 내년에는 지구촌이 코로나 유행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다. 즉 코로나를 이길 수 있는 면역이 생긴다는 것이다.
면역은 자연면역과 인공면역이 있다. 어떤 병을 앓고 난 후에 생기는 면역력을 자연면역이라 하고, 예방주사를 통해 얻는 면역력을 인공면역이라 한다.
어떤 병원체는 한 번 주사를 맞으면 면역이 평생 유지되지만, 어떤 병원체는 여러 번 주사를 맞아서 그 힘을 더 키워 줘야 한다. 예를 들어 홍역 예방주사는 어릴 때 두 번 접종을 하면 평생 면역이 생기지만, 독감은 매년 예방주사를 맞아야 한다.
첫 예방접종은 1796년 영국의 에드워드 제너라는 의사가 천연두 예방접종을 시행한 것이다. 이후 인류를 괴롭힌 여러 전염병을 예방접종으로 퇴치하고 있으며, 1980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천연두가 지구에서 사라졌다고 공식 발표했다.
백신을 접종 받으면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활성화되고, 이를 통해 미래에 침범하게 될 병원체에 대해 우리 몸이 빠르게 대처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전세계 여러 백신제약회사가 코로나 예방백신을 개발해 의미있는 임상결과를 속속 발표하고 있다. 코로나의 긴 터널에서 벗어날 한 줄기 희망이 보인다.
우리 정부도 이번 코로나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체계적인 전염병 예방 수칙, 전염병 집중치료병동 확충, 전문 의료인 양성 및 국가 검역시스템을 재구축해야한다.
12월 31일 자정을 기해 '제야(除夜)의 종'은 어김없이 33번을 칠 것이다. 제야는 '섣달 그믐날 밤' 어둠을 걷어내는 것, 즉 묵은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 힘들지만, 얼마 남지 않은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다가오는 2021년 신축년 '소띠 해'를 기운차게 시작하자. 새해에는 슬픔과 노여움에서 벗어나 웃을 일이 가득하기를 기원한다.
고석봉 대구가톨릭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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