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군수·O의원…' 뇌물·선거법위반, TK 선출직 줄줄이 법정행

입력 2020-12-18 18:59:38 수정 2020-12-18 20:52:07

대구지법 18일 김영만 군위군수 이어 전찬걸·엄태항 현직군수 3명 출두
홍석준은 당선무효형 선고, 기초의원들까지 판결 대기
김연창 전 경제부시장 1심 선고 및 의장단 금품 선거 사건 재판도 앞둬

대구지법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지법 전경. 매일신문 DB

18일 오전 10시 대구지방법원 21호 법정.

관급 공사에 대한 청탁 대가로 공사업자로부터 2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영만 군위군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김 군수는 뇌물과 범인도피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가 지난 1월 보석으로 나온 채 재판을 받고 있었다.

법원은 "선출직 공직자로서 직무 집행의 공정성을 해한 것으로 사회의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 범행 방법, 경위에 비춰 죄책이 무겁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김 군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렸다. 김 군수는 수사과정에서부터 줄곧 혐의를 부인해 왔지만 법원은 김 군수에게 돈을 줬다고 주장한 김 군수의 최측근 공무원의 일관된 진술에 힘을 실었다.

김 군수에 이어 11시쯤에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전찬걸 울진군수에 대해 법원이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 함께 있던 전 군수 지지자들은 두 주먹을 불끈 쥐는 모습도 보였다. 같은 법정에서 경북의 현직 기초단체장에 대한 판결이 한 시간 간격으로 잇따라 열린 것이다.

오후 2시 30분에는 엄태항 봉화군수가 대구지법에 모습을 보였다. 관급 공사 이권에 개입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엄 군수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법정을 찾았다.

이날 하루 3명의 기초단체장이 잇따라 법원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지지자들과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한 변호사는 "하루에 군수가 셋이나 선고나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에 오는 것은 처음 본다. 이른 아침부터 분위기가 너무 뒤숭숭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최근 대구경북의 선출직들이 연이어 수사를 받거나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지역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제21대 국회의원 중에서는 처음으로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갑)이 최근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았다. 또 지난 15, 16일에는 의장단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부정으로 기초의원들이 줄줄이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에 넘겨진 관계 및 정계 주요 인사에 대한 지역민들의 관심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연료전지 발전 사업 대가로 뇌물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김연창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다음 달 22일이 선고일이다. 검찰은 김 전 부시장에 대해 지난 14일 징역 10년의 중형을 구형한 바 있다.

검찰은 지난 16일 의장 선거 과정에서 동료 의원들에게 금품을 전달하려 한 혐의로 대구 동구의회 A구의원을 불구속 기소, 의장단 투표를 사전에 담합한 혐의로 경산시의회 의원 5명을 약식 기소하면서 이들에 대한 법원의 판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법조인은 "지역의 유력 인사들이 이번처럼 무더기로 재판을 받거나 검찰 조사를 받는 경우는 처음"이라며 "지역 사회 지도층들이 자신들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