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여가·집안일' 증가 집콕족… 예쁘거나 편리한 가정용품 대거 샀다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하자 재택근무·홈파티 등을 이유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고 있다. 이런 '집콕족'을 겨냥한 예쁘고 실용적인 가전·가구류 매출도 덩달아 늘었다.
가전·가구를 오브제(예술 등 특정 의미를 부여한 상징물) 삼으며 집에 초대한 손님이나 스스로의 심미안을 만족시고, 생활 편의도 함께 높이려는 인구가 증가한 영향이다.
◆'집에서 일하고 쉬고'… 가구 지름 ↑
'퍼니처 플렉스'(가구+물건을 지르다) 시대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가정용 가구 시장은 2008년 7조원에서 2016년 12조5천억원으로 두 배가량 성장했다. 2023년에는 18조원 규모로 시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올해는 집이 업무와 여가의 핵심 장소로 탈바꿈하자 온종일 이용하는 가구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침대와 책상, 식탁 등 가구가 주거 면적의 큰 비중을 차지하다 보니 디자인이 특색있거나 명품 브랜드의 가구를 인테리어 포인트로 활용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책상과 식탁, 침실용 간이 테이블과 침대, 소파가 주 구매 대상이다.
'가구 업그레이드' 수요가 늘면서 백화점의 가구 매출도 크게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전국 가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1.7% 증가했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가구 매출이 각각 13%, 11.4% 올랐다.
올해 초 코로나 대유행 타격을 가장 먼저 입은 대구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올해 3~11월 전체 매출이 급감한 데 반해 가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늘었다.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장 심각했던 3월을 제외하고 모든 월매출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 4월엔 7%, 5월엔 43%, 8월에는 57%까지 증가했고 10월과 11월엔 각각 13%, 19% 늘어 매월 두 자릿 수 신장세를 이어갔다.
대구신세계도 같은 기간 백화점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9% 하락한 반면, 가구 매출은 22% 신장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8층 리빙관과 지하 1층 가구 팝업스토어에서 각각 가구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소파 전문 브랜드 '이탈리안홈', 대리석 식탁 전문 매장 '본톤' 등이 이달 말까지 품목별 최대 40% 할인 행사를 연다. 다른 브랜드도 가구 체험 서비스 강화와 할인 행사, 구매 금액별 롯데상품권 증정 등을 펼친다.
지하 1층 가구 팝업스토어에서는 이달 말까지 진열 가구 상품 특별전을 열고 있다.
◆"아름답거나 편리하거나"…냉장고·TV·건조기
비슷한 이유로 가전 매출도 크게 늘고 있다.
'아름답거나, 편리하거나' 라는 조건에 맞는 냉장고와 TV, 세탁기·스타일러·건조기 등 의류관리 제품이 특히 인기다. 재택근무나 홈 에듀케이션에 필요한 컴퓨터·노트북, 홈 엔터테인먼트용 음향기기와 빔프로젝터 등 수요도 높다.
17일 소셜커머스 업체 티몬은 최근 2주 간 집콕 관련 소형 가전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배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재택근무를 위한 PC 제품류는 162% 늘었다.
종류별로 보면 데스크탑 매출은 143% 증가했고, 노트북 판매도 71% 뛰었다. 화상회의에 쓰는 웹캠류도 120%가량 상승했다. CPU와 메모리, 그래픽카드 등 PC부품류도 273% 늘었다.
영화·음악감상 등 홈 엔터테인먼트 가전도 173% 증가했다. 음향기기 매출이 532% 늘었고, 빔프로젝터도 123% 상승했다. 가볍게 영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태블릿PC 매출도 300%이상 뛰었다.
집콕 식사와 홈파티가 늘어난 영향으로 거실·주방 가전도 인기다.
전자랜드의 올해 3분기 품목별 매출을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전기레인지는 28%, TV와 무선청소기는 각각 17% 판매 성장을 기록했다. 모두 요리와 설거지의 노동을 줄여주는 가전이다.
대구신세계에서도 삼성전자 '비스포크' 냉장고, LG전자 '오브제' TV·냉장고·오디오 등 인기가 두드러졌다. 의류관리기(스타일러)와 세탁물 건조기 등 세탁 관련 수고를 덜어 주는 제품도 큰 인기를 끌었다.
대구신세계 관계자는 "올 여름 휴가를 못 간 소비자들의 라이프 사이클이 가정을 중심으로 재편됐다. 아름답고 실용적인 가구·가전을 마련해 두면 살림에 시간 들이는 가구 구성원 스스로도 만족스럽고 집에 온 손님에게도 감각을 뽐낼 수 있어 선호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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