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월 말 국회 시정연설에서 "K-방역은 전 세계의 모범이 되며, 대한민국의 자부심이 되었다"며 자랑을 되풀이했다. 그로부터 한 달여 만에 문 대통령 발언이 무색해지고 말았다. 하루 코로나 감염자가 1천 명대를 기록하는 등 K-방역 둑이 통째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가장 선방하는 나라'라는 문 정권의 자화자찬은 대국민 사기에 가까울 지경이다. 미국·유럽보다는 한국이 확진자가 적지만 베트남·대만 등과 비교하면 우리 상황은 참담한 수준이다. 한국 확진자는 4만3천484명인 데 비해 베트남은 1천397명, 대만은 736명에 불과하다. 100만 명당 환자 수는 한국이 834명이나 되지만 베트남은 14명, 대만은 31명에 그치고 있다. 사망자는 베트남이 0.4명, 대만이 0.3명인 데 반해 한국은 11명이나 된다. 팬데믹으로 빠져드는 한국과 달리 베트남·대만은 클래스가 다른 방역 성과를 자랑하고 있다.
백신 확보에서도 한국은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등 사실상 실패 수준이다. 영국에선 백신 접종이 시작됐고 선진국들은 인구의 수배에 달할 정도의 백신을 확보해 놓고 접종을 준비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백신을 제대로 확보조차 못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백신 접종을 "내년 2, 3월 시작"이라고 했지만 불확실하다. 선진국들이 백신 확보 전쟁을 하고 있을 때 우리는 1천200억원 가까운 홍보비를 들여 K-방역 자화자찬에만 몰두한 결과다.
미국·유럽은 백신 확보로, 베트남·대만은 방역으로 코로나 전쟁에서 터널의 끝을 맞고 있지만 둘 다 실패한 우리는 더 어두운 터널로 진입하고 있다. 대통령과 정부가 자화자찬 말고 지난 10개월간 도대체 한 게 뭐냐는 말이 안 나올 수 없다. 대통령의 무능 때문이든, 참모진의 허위 보고 때문이든 이 사태의 모든 책임은 문 대통령에게 있다. 방역 백신을 모두 놓친 것 못지않게 걱정인 것은 대통령 말과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 추락이다. 코로나 3차 대유행으로 국민을 각자도생하도록 만들어 놓은 게 K-방역 성공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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