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의창구 동읍 단감나무 밭.
열매를 내준 나무 아래로 가로수 낙엽이 수북합니다.
3년째 낙엽을 깔고 농사 짓는 박갑용(66)씨는
이놈이 상일꾼이란 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푹신한 이불이 돼 겨울나기를 돕더니
두 손 두 발 다 든다는 잡초도 보란듯이 잠재우고
한여름 뙤약볕에 달아나는 수분도 딱 붙들어
용병으로 부리던 '육군' 제초제도 '수군' 양수기도
실업자 신세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쇠똥과 딩굴더니 미생물을 불러 땅심까지 키우고
마침내 부엽토로, 착한 영양소가 됐습니다.
낙엽 퇴비로 키운 단감(태추)이
올해는 더 맛있다고 소문나 없어 못 팔았습니다.
박씨는 "구청에서 공짜로 얻은 낙엽 덕"이라 했습니다.
"낙엽도 분리수거 해 보자"
의창구청이 수년 실패 끝에 기분 좋은 '사고'를 쳤습니다.
30명의 희망근로자들이 먼저 나서 쓰레기를 줍고,
환경실무원(미화원)이 뒤따라 송풍기로 흙먼지를 털었습니다.
골라낸 쓰레기 양은 전체 낙엽 수거량의 겨우 10%.
탄소자국만 남긴 채 사라졌던, 산더미 같은 가로수 낙엽이
쓰레기 누명을 벗고 이렇게 자원이 됐습니다.
재작년 7천110포, 작년 8천565포, 올해는 1만 포대.
구청은 관내 대부분의 가로수 낙엽을 분리 수거해
퇴비로, 축사 깔개로, 염소 먹이로 무료로 배송중입니다.
돈 주고 낙엽을 사들이는 곳도 있습니다.
제천시가 3년 전부터 시행중인 '낙엽 수매제'.
산자락 낙엽을 긁어 산불을 막고, 거리 낙엽도 치우고,
일자리도 만들자는 취집니다.
단, 쓰레기가 섞인 낙엽은 받아주지 않습니다.
kg당 300원. 폐지(kg당 50원)보단 낫다며 어르신들이
자전거로, 트럭으로 쓰레기를 골라낸 낙엽을 싣고 왔습니다.
내년엔 그동안 썩힌 부엽토로 퇴비도 만들 예정입니다.
낙엽 속 쓰레기에 길이 막혀 곳곳에서 중단된 퇴비화 사업.
결국 돈 들여 소각하는 전국의 애물단지 가로수 낙엽….
"분리수거했더니 낙엽도 훌륭한 자원"
창원 의창구·제천시가 무릅을 친 '신의 한 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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