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순 출소 D-1…언제, 어디서 출소하나? 당국 "비공개"

입력 2020-12-11 09:40:16 수정 2020-12-11 10:39:25

2019년 10월 26일자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에서 공개된 조두순 최근 모습. SBS 캡처
2019년 10월 26일자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에서 공개된 조두순 최근 모습. SBS 캡처

흉악범 조두순의 출소(12일)를 하루 앞두고 조두순의 새 거주지 주변에 어린이집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시민 불안감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재심 요청' 등 조두순과 관련된 국민청원도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안산시는 시민 안전을 위한 조치를 마련할 방침이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두순은 오는 12일 12년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다. 보통 새벽 5시를 전후해 출소하게 되지만 교정당국은 출소 시간과 장소 등을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사고 예방을 위해 조두순의 출소 시간과 장소를 일반 출소자와 마찬가지로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조두순은 경북북부제1교도소에서 주로 복역했으나 최근 심리치료를 위해 서울남부교도소로 이동됐다.

조두순은 위치추적전자장치(전자발찌)를 착용한 채 안산보호관찰소로 이동해 신고 절차를 마친 뒤 귀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출소 때 생길 시비나 마찰을 대비해 보호관찰관 개인차량이나 법무부 관용차량에 탑승한 채로 귀가할 것으로 보인다.

조두순은 출소 후부터 7년간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5년간 '성범죄자 알림e'를 통해 신상정보가 공개된다. 조두순의 신상공개는 12일 오전 0시 이후로 예상된다. 그러나 조두순의 신상 정보를 캡처해 가족이나 지인에게 보내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와 주의가 요구된다.

안산에 거주하게 될 조두순이 거주예정지 주변에 어린이집이 6곳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가장 가까운 어린이집은 직선거리로 130m 정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경 500m 안에는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각 1곳이 있다.

조두순은 지난 2008년 12월11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에서 등교하던 8살 어린이를 성폭행하고 영구적인 장애를 입힌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시민 불안감 여전

안산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네티즌들은 '조두순 재심 청구' 국민청원 글을 올리거나 일부 유튜버들이 '조두순을 응징하겠다'고 나서는 등 온라인이 들끓고 있다.

한 안산시민은 안산시청 공식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동네에 성욕이 넘쳐난다는 아동성폭행범이라니. 피해자 내쫓고 어딜 당당하게 오나. CCTV가 사건 예방책은 아니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한 이종격투기 선수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조두순이 출소하는 날에 찾아가겠다는 영상을 올렸으며, 또 다른 유튜버는 조두순 관련 영상을 올리고 응징을 예고하기도 했다.

"재심을 가능하게 해달라", "다시 교도소에 넣어달라" 등의 국민청원도 잇따르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조두순 예상거주지를 수소문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안산시가 자칫 '위험한 동네'라는 낙인이 찍힐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안산 지역에 사는 한 주민자치위원장은 10일 언론에 보내는 호소문을 통해 "관내 해당 지역을 배회하며 허락 없이 주민을 촬영하거나 인터뷰를 하지 말아달라"며 "아이들 교육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 우려된다"고 요청했다.

13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의 한 방범용 CCTV에서 안산단원경찰서 경찰관들이 비상벨을 점검하고 있다. 경찰은 초등학생 납치·성폭행범 조두순의 다음 달 출소를 앞두고 방범 시설을 점검하고 대응 훈련을 벌이는 등 우발 상황에 대비한 대책을 보강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의 한 방범용 CCTV에서 안산단원경찰서 경찰관들이 비상벨을 점검하고 있다. 경찰은 초등학생 납치·성폭행범 조두순의 다음 달 출소를 앞두고 방범 시설을 점검하고 대응 훈련을 벌이는 등 우발 상황에 대비한 대책을 보강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두순 감시법 통과…어떤 대책?

국회는 지난 9일 '조두순 감시법'으로 불리는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만 19세 미만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범죄를 저질러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받은 사람의 경우 야간이나 통학시간 등 특정 시간대에 외출을 제한하도록 한다. 또 부착자의 이동 범위도 주거지에서 200m 이내로 제한한다.

정부는 지난 10월 말 관계부처 회의 등을 통해 조두순의 주거지 반경 1㎞ 이내 지역을 여성안심구역으로 지정해 폐쇄회로(CC)TV 35대 우선 증설, 방범초소 설치 등 범죄 예방 환경을 조성해왔다.

조두순은 출소 즉시 1대1 전자감독 대상자로 지정되는 등 가장 높은 수준으로 관리·감독을 받게 된다.

전담 보호관찰관은 조두순이 외출 시 이동경로를 확인하는 등 1대1 전자감독을 실시하고, 그의 주거지와 직장 등에 대한 불시 방문도 진행한다. 또 '음주제한', '출입금지·피해자 접근금지', '외출제한' 등 준수사항 이행 여부도 감독한다.

관할 경찰서도 대응팀을 운영해 24시간 밀착 감독한다. 인지행동 치료를 통한 성의식 개선, 알코올 치료 등 범죄 원인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전문프로그램도 실시된다.

◆안산시도 대책 마련에 부심

시는 이달 1일부터 조두순 거주 예정지 주변에 순찰초소를 설치하고 12명의 청원경찰을 투입해 순찰활동을 하고 있다. 조두순 출소 당일부터는 24시간 4교대 근무 체계를 시작한다.

현재 안산시에 설치된 기존 방범CCTV 중 3천523대는 신형으로 교체된다. 새로 추가되는 CCTV도 3천795대다. 안산시 통합관제센터의 전담인력 36명은 365일 24시간 CCTV를 모니터링한다. CCTV에는 안면인식 프로그램이 도입돼 조두순 등 전자발찌 착용자의 위치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다.

조두순 거주 예정지 반경 1.2km 이내에는 각종 범죄예방 기법이 도입된 '안심길'이 생긴다. 해당 거리에는 고효율 LED 200개, 태양광조명 1670개, 로고젝트 9개 등이 설치된다.

거주지 인근 3천여 가구에는 '안심벨'을 지원한다. 안심벨을 누르면 즉시 경찰에 문자로 신고가 접수된다. 공원, 광장 등 화장실 108개 칸에도 버튼을 안 눌러도 비명소리 등을 자동으로 24시간 감지하는 '안심비상벨'이 설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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