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필리버스터 안 듣고 독서한 추미애
국회 본회의장에서 약 3시간 동안 탐독했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0시쯤 페이스북에 독후감을 남겼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추 장관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해 공감을 표했다.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린 9일 오후 9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filibuster·무제한 토론)를 시작하자 추 장관은 책을 꺼내 들었다. 검사 출신 이연주 변호사가 쓴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다.
지난 2001년 인천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가 1년 만에 검찰을 떠났던 이연주 변호사는 지난달 검찰을 비판하는 내용의 이 책을 펴냈다. 책 출간 후 이연주 변호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수사로 정치를 했다", "공수처가 생기는 것이 마땅하다" 등의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추미애 장관은 회기가 종료되는 10일 0시까지 책을 읽으며 자리를 지켰다. 김기현 의원 필리버스터 중 추 장관은 카메라 앞에서 책에 연필로 줄을 치기도 했다. 밑줄 친 부분은 '특수통 검사들은 총장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 한다며 반역한 것'이다. 이는 2012년 있었던 검찰총장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정면충돌에 대한 내용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권이 '검찰 개혁'을 명분으로 대검 중수부 폐지를 결정하자 검사들이 거부하며 한상대 당시 검찰총장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윤석열 총장은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최재경 중수부장과 함께 '반(反) 한상대 총장 노선'을 걸었다. 이때의 '검란(檢亂)'은 한상대 총장 사퇴로 마무리된 바 있다.
추 장관은 이날 회기 종료 6분 전에는 페이스북에 "공수처, 더 이상 고민할 이유가 없다"며 짧은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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