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9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종교계에서 검찰개혁 지지 취지의 시국선언을 한 것을 언급했다.
이날 추미애 장관은 페이스북 글을 올려 "천주교, 개신교, 불교, 원불교 등 종교인들이 들불처럼 일어나 검찰개혁을 외쳐주셨다"며 "폭력과 독재로 얼룩진 시대, 꺼져가는 민주주의를 되살리고 민초를 지키기 위해 늘 앞장서왔던 종교인의 숭고함을 기억한다. 현재, 무너지는 공정과 정의를 안타까워하며 검찰이 정의의 수호자 본연의 모습으로 회복하도록 자성을 촉구하는 종교인들의 엄숙한 시국선언에 다시 한번 깊은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검찰은 아직 응답할 때가 아니라고 여기는 모양"이라며 "비상식적인 수사결론으로 여전히 제 식구 감싸기를 하니 말이다. 상식이 기반되지 않는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상식과 반대되는 정의는 궤변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향응 접대 수수 의혹을 받은 검사들의 접대 금액을 참석자 수로 쪼개 100만원 미만으로 만들어 불기소처분한 것에 민심은 '이게 말이 되는가?'라는 상식적인 의구심을 가진다"며 "그러나 이 의문에 그 누구도 답해주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추미애 장관은 "저도 이 순간 상식인으로 가질 수 있는 의문을 말해보겠다. 어디까지나 언론에 보도된 것을 기반으로 했고, 언론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의견을 제기하는 것이기에 장관의 개입이라고 여기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히면서 4가지 의문점을 정리해 밝혔다.
다음과 같다.
1. 라임사건에 대한 총장의 관심이 지대하다는 것은 이미 지난 여름 한동훈이 공개한 녹취록에 등장합니다. 지난 3월 한동훈과 이동재 사이의 대화를 담은 녹취록에 있는 내용처럼 총장은 남부지검장 송삼현을 따로 만나 라임사건 수사에 대해 각별한 관심과 독려를 표시합니다. 이것은 많은 언론이 이미 보도한 바 있습니다.
2. 그리고 10월에 공개된 김봉현의 자필 편지에서 라임사건에 대한 총장의 각별한 관심이 다시 등장합니다.
3. 한동훈의 녹취록, 라임사건에 보인 총장의 관심에 대한 대대적인 언론 보도를 비추어 보면 검사 술자리 접대를 말했던 김봉현의 진술이 의심스럽기보다 오히려 맥락상 일치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4. 라임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총장, 총장과 두터운 친분을 가지고 있음을 과시한 이주형 변호사. 이런 가운데 이 변호사가 데리고 온 특별한 검사들을 소개받는 김봉현. 과연 그 만남의 자리에서 김봉현은 그 검사들과 편하게 같이 먹고 마시고 즐겁게 놀았을까요? 그리고 그날 술자리 술값도 김봉현을 포함해 검사들과 나누어 계산하는 것이 자연스러울까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합리적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추미애 장관은 "차별 없는 법치를 검찰 스스로 포기하고, 민주적 통제마저 거부한다면 과연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누가 할 수 있을까"라며 관련 법의 국회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언급했다. 그는 "공수처가 그 해답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지금 검찰 스스로 국민들에게 드러내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공수처법이 만들어진지 벌써 1년이 지났다. 출범해야 할 시기는 5개월을 훌쩍 넘겼다. 이 와중에 아직도 그 출발을 가로막고 있는 정치세력이 있다"고 야권을 지목했다.
이어 추미애 장관은 "그러나 희망을 가진다. 비록 늦었다 할지라도 바로 이런 '상식적이지 않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 그 방향을 향해 가고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 밝고 정의로운 세상에 대한 꿈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다시 한번 검찰개혁의 길을 열어주신 종교인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추미애 장관이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장관석에서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라는 책을 가방에서 꺼내는 모습이 언론 보도에 포착되기도 했다.(맨 위 사진)
'검찰 부패를 국민에게 고발하다'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검사 출신 이연주 변호사가 검찰 조직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SNS에 지난 2018년 올린 글이 최근 검찰개혁에 대한 관심에 화제가 되면서 책으로도 나온 사례이다.
댓글 많은 뉴스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