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의 치욕?…'금배지' 8명 배출해도 국비지원 '0원'

입력 2020-12-11 16:49:02 수정 2020-12-11 19:59:46

4·15 총선 국회의원 8명 배출 자랑…내년도 주요사업 3건 국비는 '0원'

경북대학교. 매일신문DB
경북대학교. 매일신문DB

이번 21대 국회에서 역대 최다인 국회의원 8명을 배출한 경북대학교가 주요 사업에 대한 내년도 국비 지원 예산을 한 푼도 확보하지 못하는 망신을 당했다.

경북대는 ▷차세대 통합시스템 구축사업(96억원) ▷사범대학 부설중·고 도서관 신축(30억원) ▷동물의료센터 및 임상교육관 신축(27억원) 등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포함되지 못한 사업 3건에 대한 예산 반영을 국회에 요청했지만 최종 불발됐다.

지난 4·15 총선에서 경북대는 조명희(73학번)·류성걸(76학번)·김희국(77학번)·양금희(80학번)·윤두현(80학번)·김병욱(95학번)·정희용(95학번) 국민의힘 의원과 이재정(94학번)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8명의 '금배지'를 배출해 한껏 고무됐었다.

이들 의원들은 모교 주요 사업의 국비 지원 예산을 하나도 확보하지 못한 데 겸연쩍은 기색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경북대에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

애초 경북대가 기획재정부를 설득하지 못해 정부안에 담기지 못한 사업을 국회에서 반영하기가 어려웠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북대와 달리 국회에서 예산 순증에 성공한 국립대는 ▷한국방송통신대 수도권지역 학습관 신축(5억4천만원) ▷전북대 약학대학 리모델링 및 증축(7억6천700만원) ▷한국해양대학교 해양과학기술전문대학원관 신축(20억5천700만원) 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아가 정부 예산안에서 국회 증액까지 성공한 사업으로는 ▷충북대 체육시설 및 주차장 확충(28억7천만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어의관 리모델링(24억원) ▷강원대 노후 창호교체(26억원) 등이 있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경북대 출신 한 초선 의원 측은 "지역구 예산을 먼저 챙기느라 경북대 주요 사업에 신경을 쓰지 못한 점은 있다"면서도 "하지만 경북대가 국비지원을 요청한 사업 자체가 다소 설득력이 떨어졌다. 통합시스템은 타 국립대와의 형평성 문제가 걸림돌이 됐고, 도서관은 아예 교육부 시설 기준조차 미달했다"고 말했다.

경북대에서는 신임 총장 취임 후 예산정국에 대비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입장이다.

경북대 관계자는 "신임 총장 취임식이 지난달 말에 있었다. 국비예산 확보에 대응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다"며 "또 경북대가 요청한 사업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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