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공수처 출범 희망", 검찰 정조준

입력 2020-12-07 17:18:12 수정 2020-12-07 20:42:23

"권력기관 개혁 완성할 기회"…수보회의서 與에 강한 요구
"혼란스러운 정국 매우 죄송"…추-윤 사태 처음으로 사과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강한 어조로 권력 기관 개혁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1호 공약'이라 할 수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준비를 이번 정기국회에서 마무리 지을 것을 촉구한 동시에 이를 발판으로 검찰 개혁도 임기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읽힌다.

야당, 그리고 검찰의 조직적 내부 반대가 권력 기관 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프레임을 내세워 지지 세력을 끌어안는 방법으로 임기 말 국정혼란을 막아내겠다는 포석으로도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공수처가 출범하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직설적 언급을 내놨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권력기관의 제도적 개혁을 드디어 완성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는 말까지 문 대통령은 꺼내놨다. 제1야당 국민의힘이 반대하고 있지만, 공수처 출범을 위한 제도적 준비를 이번 정기국회에서 여당이 앞장서 끝내달라는 요구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또 "저는 취임사에서 그 어떤 기관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견제장치를 만들겠다고 국민들께 약속했다. 과거처럼 국민 위에 군림하는 권력기관이 없도록 하겠다는 의지"라고 밝혔다. '무소불위', '국민 위에 군림하는 권력기관'은 현재 집권세력과 날을 세우고 있는 윤석열 총장이 지휘하는 검찰을 겨냥한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 개혁을 위한 발걸음도 더 빨리하겠다는 발언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에 앞서 자료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에 앞서 자료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위대한 촛불혁명'이란 말도 내놨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정신에 입각해' 등의 문구도 사용했다. 문재인 정부의 출범을 만들어냈던 지지세력의 요구가 바로 권력기관 개혁임을 내세우며 공수처 출범, 검찰 개혁의 당위성을 국민 앞에 설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문 대통령은 "방역과 민생에 너나없이 마음을 모아야 할 때에 혼란스러운 정국이 국민들께 걱정을 끼치고 있어 대통령으로서 매우 죄송한 마음이다. 한편으로 지금의 혼란이 오래가지 않고, 민주주의와 개혁을 위한 마지막 진통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민주적 절차와 과정을 통해 문제가 해결되어 나간다면 우리의 민주주의는 보다 굳건해질 것"이라고 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 국면에 대해서는 처음으로 사과의 뜻을 나타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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