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급한 불 끈 '특급소방수' 대구행복페이

입력 2020-12-07 17:23:35 수정 2020-12-07 20:32:13

코로나19 최대 타격계층 지원에 의미… 양적 분석보다 체감효과 더 커
중고등학생 용돈카드로 홍보, 10대 사용률 높이고
월별 판매 한도, 온·오프라인 판매금액 나눠 고른 사용 유도할 예정

출시 4개월여 만인 지난 10월 초 조기 소진된 대구행복페이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특급소방수'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재원이 조기에 소진된 점, 10대 발급률은 상대적으로 크게 떨어진 점은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구경북연구원은 대구행복페이가 생산유발효과 3천582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1천870억원, 취업유발효과 5천811억원, 지역내총생산 0.36% 개선효과를 거둔 것으로 잠정 분석됐다고 7일 밝혔다.

대구행복페이 효과분석 연구를 수행 중인 임규채 대구경북연구원 경제일자리연구실장은 대구행복페이의 성과는 수치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 실장은 "지역 자금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는 효과는 물론, 사용처가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 생활밀착형 업종으로 한정돼 있어 취약계층에 대한 간접 지원효과가 컸다"고 풀이했다.

대구행복페이의 성공적인 첫해 성과에는 카드 제공 방식, 월 구매한도와 보유한도를 적절히 정한 덕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대구행복페이는 실물카드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모바일 카드 방식에 비해 사용이 쉽다. 가맹점도 대구시내 카드가맹점의 82% 수준인 14만여곳으로 사용처가 다양하고, 월 할인구매한도 및 보유한도가 50만원으로 소비 후 재충전 주기가 비교적 짧아 많은 호응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A지역화폐의 경우 제로페이 가맹점에서만 쓸 수 있어 사용처가 카드사 가맹점의 48%수준에 그쳤다. 월 할인 구매한도 100만원, 보유한도 200만원에 달해 즉각적인 소비효과는 미미하고 '체리피커'에게 혜택이 집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대구행복페이도 연령별, 시기별 고른 사용이 가능하도록 안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령별로는 10대와 20대가 전체 발급인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2.5%, 9.6%에 그쳤고, 재원이 10월 초에 조기 소진됐기 때문이다.

10대의 낮은 사용률은 14세 미만은 전자금융거래법상 카드 발급이 불가능하고, 14세 이상에 대해 신분증 인정 기준완화 및 대리 발급신청이 가능해진 게 지난 9월이었던 점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대구시는 교육기관 등을 통해 중·고등학생 용돈카드로 사용하는 것을 장려할 방침이다.

반면 정보화 격차로 인한 소외가 우려됐던 중·장년 및 노년층의 발급비중은 60대가 18.3%, 70대 이상이 9.2%에 달하는 등 우려를 불식시켰다. 대구시 관계자는 "영업망이 촘촘한 대구은행 점포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고, 행정복지센터를 통한 홍보, 지역 내 38개 기관과의 대구행복페이 이용촉진 MOU체결이 보탬이 됐다"고 분석했다.

대구시는 내년 상품권 구입 기회를 고르게 하고자 월 발행한도를 830억원으로 정하고, 오프라인 및 온라인 판매분을 별도로 배정하기로 했다. 또 '대구사랑상품권 운영위원회'를 통해 발행한도 및 할인율, 민원을 협의, 조정해 나갈 예정이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