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김종인 대국민사과, 여당 2중대로 가는 마지막 관문"

1986년 당시 '이민우 구상'과 비교…"사과는 전 정권 모두 부정하는 것"

홍준표 무소속 국회의원. 매일신문 DB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및 유죄 판결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여당 2중대로 가는 마지막 관문"이라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 위원장의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과는 그간 그의 행보에 비추어보면 1986년 12월 24일 이민우 구상과 흡사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시 제1야당인 신민당의 이민우 총재가 전두환 정권 말기 개헌 논의가 절정에 달했을 때 "언론자유 보장, 구속자 석방, 사면복권, 공무원의 정치중립 보장, 국회의원 선거법 협상, 지방자치제도 도입을 전두환 정권에서 받아두면 내각제 개헌에 응할 생각이 있다"는 이른바 이민우 구상을 발표했다.

당시 정치활동 제한을 받고 있는 야당 주축 김영삼(YS)과 김대중(DJ) 전 대통령과의 상의없이 전두환 정권에 협조도 가능하다는 이 발표로 이민우 총재는 결국 정계에서 은퇴했다.

홍 의원은 "(사과를) 강행 하는 것은 5공정권 하에 민정당 2중대로 들어 가자는 이민우 구상과 흡사해 보인다"며 "이민우 구상으로 양김이 반발하고 이민우 신민당 총재 체제는 무너지면서 야당의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역사적 공과를 안고 국민들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사과는 전 정권들을 모두 부정하고 일부 탄핵파들의 입장만 두둔 하는 꼴이고 민주당 2중대로 가는 굴종의 길일 뿐이다. 옳은 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