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2011년 트윗 이낙연 측근 사건 예측? "도지사 측근이 나 몰래…"

입력 2020-12-06 16:06:25 수정 2020-12-06 22:38:44

"우리 정치권 고질적 문제 쓴소리"→9년 뒤 사건 설명에도 쓰여

조국 2011년 트윗 이낙연 측근 사건 예상?
조국 2011년 트윗 이낙연 측근 사건 예상? "도지사 측근이 나 몰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트위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011년 4월 26일 작성한 트위터 게시글(트윗)이 지난 주말 동안 주목 받았다.

▶조국 전 장관은 9년 전 이런 트윗을 남겼다.

'내가 도지사에 출마했다고 하자. 그런데 조직특보인 핵심측근이 나 몰래 돈을 모아 사무실을 마련하고 사람을 동원하여 선거운동을 하고, 들키니까 도주하였다는 것이다. 이런 나는 조직관리에 무능한 것일까, 아니면 거짓말하는 것일가?'

우연의 일치이겠지만, 지난 3일 오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인 당 대표실 부실장 이모씨가 서울중앙지법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 사건에 대한 설명으로 해석되고 있는 것. 시점을 따져보니 '예측'이라는 수식이 붙는 상황이다.

트윗에 쓰인 도지사, 특보, 핵심측근, 돈, 사무실, 선거운동, 도주 등의 키워드는 현재 이낙연 대표와 관련된 사실 및 아직 밝혀지지 않은 의혹들의 내용을 구성하는 단어들로 읽히고 있다.

▶이씨는 이낙연 대표의 전남도지사 시절(2014~2017) 정무특보를 역임했고 그에 앞서 이낙연 대표의 전남 영광 등 선거구 국회의원 시절부터 지근거리에서 이낙연 대표를 보좌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최근까지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이낙연 대표 선거 사무실 물품 지원 관련 의혹으로 인해 서울중앙지검의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 조사와 이씨의 극단적 선택의 연관성에 현재 정치권과 검찰, 그리고 국민들이 시선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씨는 검찰 조사를 받고는 연락이 두절됐다가, 그 다음 날 사망 상태로 발견됐다.

사망한 이씨는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때 이낙연 대표의 전남도지사 출마 전 경선 과정에서 당비 수천만원 대납을 주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 2개월 실형을 선고 받은 이력을 갖고 있다. 그런데 출소 4개월 후 이씨는 전남도지사에 당선된 이낙연 대표의 정무특보로 임명돼 '보은 인사' 논란이 나온 바 있다.

또한 이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후 일부 언론에서는 이씨가 이낙연 대표가 도지사를 지냈던 전라남도 소재 기업들로부터 장기간 급여 형식으로 거액을 받았고 이 때문에 이씨에 대한 검찰 조사가 이뤄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는 5일 서울중앙지검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고, 6일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서면 논평을 통해 "어제 모 언론은 고인의 정상적인 취업까지 문제 삼으며 이낙연 대표와 연결시키는 보도를 했다. 고인이 생업을 위해 기업에 몸 담았던 것까지 당 대표와 불순하게 연관시키려는 저의가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결국 조국 전 장관의 트윗을 두고는 3년 후 이낙연 대표의 전남지사 선거와 이씨의 존재를 예측했고 다시 6년 뒤 이번 사건까지 재차 예측했다는 '썰'이 나오는 상황이다. 심지어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의혹에도 적용되고 있는 것.

이에 조국 전 장관의 해당 트윗을 두고 보수 정치인들과 지지층 등은 '조만대장경' '조스트라다무스' 등의 수식을 붙이고 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6일 페이스북을 통해 "역시, 조스트라다무스, 더불어민주당 현재 상황에 대입시킬 수 있다"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같은날 페이스북에서 짧게 "구조국님은 항상 옳습니다"라고 했다.

물론 이는 우연의 일치로 보이며, 사실 조국 전 장관의 트윗은 그동안 우리 현대 정치사에서 여럿 나온 사례들을 가리키는 것이기도 하다. 주군이 있고, 그 측근이 주군의 죄를 대신 뒤집어 쓰는 행태 내지는 악습이다. 돈 문제, 정확히는 정치 자금(비자금) 문제 때문에 그러는 경우가 적잖았다. 정치는 하면 할수록, 또한 정치인의 체급이 크면 클수록, 돈이 많이 든다는 설명이다. 이는 보수 정치권과 진보 정치권이 다르지 않았고 지금도 그렇다.

다만 9년 전 조국 전 장관은 상대 진영인 보수 정치권의 그와 같은 행태를 비판한 맥락인데, 9년 뒤에는 진보 정치권의 상황(아직까지는 의혹 수준이지만)을 설명할 때 대입할 수 있게 됐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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